60진법
60진법
  • 송영석
  • 승인 2008.03.2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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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수를 세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바빌로니아에서는 기원전 2000년경부터 수학이 발전하였다. 일찍이 자릿수를 나타내는 부호 체계는 오랜 기간을 통하여 60진법으로 발전되었다. 그러한 성장은 임의적인 큰 수와 분수들을 표현할 수 있게 하였고 더욱 더 놀라운 수학적 발전의 기반이 되었다.

원은 왜 360도일까? 그 대답역시 60진법을 만든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찾을 수 있다. 그 당시 바빌로니아에서는 마일이라는 단위를 사용하고 있었다. 1 바빌로니아마일은 오늘날 약 11.2km 쯤 되는 거리이다. 이것은 또한 시간의 단위로도 사용되었다.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1 바빌로니아 마일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그들의 시간단위로 사용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 단위로 하루 동안 걸어갈 수 있는 거리가 12바빌로니아 마일이었다. 그래서 바빌로니아 사람들의 하루의 시간은 12바빌로니아 마일이 되었다.

그들은 하루를 태양이 하늘이 한 바퀴 돌아야 한다고 믿고 있었으므로 1회전을 12등분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하루를 12등분해서 사용하다보니 정확한 시간을 측정하기는 쉽지 않았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시간으로는 하루가 24시간이므로 12등분된 시간 간격 각각은 지금의 두 시간에 해당하는 것이다. 어째든 그들은 편의를 위하여 각각의 간격은 다시 30등분하게 되었고, 결국 하루를 12 x 30 = 360 등분하게 되었다.

현재 우리들이 사용하는 시계를 12등분하는 연유도 역시 바빌로니아 사람들의 12등분 때문이다. 시계바늘은 왜 오른쪽으로 회전하는 것일까? 그 이유 역시 간단하다. 바빌로니아 사람들의 천문학의 발달의 기원에서부터 연유된다. 그들은 맑은 날 긴 막대기를 땅에 세워놓고 그림자를 살펴보니 막대기의 움직이는 방향이 오른쪽에서왼쪽으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적용한 것이라고 한다. 아마 바빌로니아가 지구 남반부에 있었더라면 시계는 분명히 지금의 반대방향으로 돌았을 것이다.

원의 360등분은 1년이 365일이라는 것과도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현재 우리들은 1년을 365일로하고 이를 다시 나눈 12월을 사용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형식의 달력을 1582년에 당시 교황이었던 그레고리우스 13세가 제정한 그레고리력이다. 그러나 1년 365일은 태양이 춘분점을 지나서 다시 춘분점까지 되돌아오는 1태양년인 약 365.2422일보다는 짧다.

교회에서는 부활절을 춘분 뒤 첫 보름다음 일요일로 정하고 있는바, 원래 춘분은 325년 니케아 종교회의에서 3월 21일로 정하였는데 1582년에 계산해보니 춘분이 3월 11일로 바꾸었다. 이에 따라 교회의 부활절을 고정하는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어 4년마다 윤년을 두되 4의 배수이되 400의 배수가 아닌 1800년, 1900년 등은 평년으로 하고 1600년, 2000년 등은 윤년으로 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2000년 2월은 29일까지 있다. 그래서 윤년의 29일이 생일인 사람은 마치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열리듯 생일을 지내는 것이다. 그레고리력에 의하면 400년 중 평년은 303번 나타나고 윤년은 97번 나타나며 1년의 평균은 365.2425일이며 하루는 86,400초 이므로 실제 태양년과는 25,92초차이가 난다. 따라서 그레고리력이 제정된 1582년부터 3333.33년 후에야 태양년보다 하루가 앞서게 된다. 그러나 달을 기준으로 하는 음력은 보름달에서 다음 보름달까지 29.53일이므로 한달이 29일이거나 30일이 되고 윤달이 있다.

좀더 정확한 달력을 만들기 위해 1931년에는 현재의 그레고리력을 개정해 보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른바 ‘국제 고정력’ 이란 개정안은 1년을 13개월로 1달을 28일로 하는 방안이었는데 13이 소수이므로 등분할 수 없어서 불편한점 때문에 채택되지 못했다. 하기야 1년이 13개월이라면 직장인들은 참 좋을 것이다. 지금보다 한 달 월급을 더 받을 수 있을 테니까.

김인수<전북대 수학통계정보과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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