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행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아토피 행진 어떻게 막을 것인가?
  • 장선일
  • 승인 2008.03.25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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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리도 추웠던 계절을 물리치고 활력의 계절을 향하여 행진하고 있는 3월의 마지막 주다. 만물은 이미 생동했고 생물 종마다 그들만의 자손을 번식하기 위하여 동물들은 구애를 하고 식물들은 꽃을 피우고 있다. 그래서 3월을 계절의 변화와 더불어 생물의 힘찬 행진이라 표현한 것 같다. 이러한 일련의 행진에 무생물도 빠질 순 없는 모양이다. 이제 짙은 황사라는 불청객이 날려 들어올 것이다.

이와 같이 봄은 생명력을 불어 넣는 힘찬 계절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아토피와 같은 환경성 알러지 질환을 앓고 있는 수많은 사람에게는 그리 반가운 계절이 아니다. 거리와 주거환경에 꽃가루와 황사와 같은 알러지을 유발하는 원인 물질들이 난무할 것이기 때문이다.

며칠 전 필자는 아토피 피부염으로 고생하는 대학생 환자들을 만나보았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날씨가 풀리면서 가려움증과 피부발진이 심하여 괴로워 죽겠어요”라고 말했다. 부모님과 같이 찾아온 고등학생은 얼굴과 목, 손목 그리고 다리 등 전형적인 아토피 피부염으로 그 증상이 매우 심했다. 매일 밤마다 가려움증과 흉한 자기 피부를 볼 때마다 눈물을 흘린다고 했다. 다행히 성격이 좋아 심성의 발달은 큰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아토피 피부염을 앓고 있는 어린아이들을 만나보았다. 상담 중에 가려움증으로 한시도 손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긁적댔다. 부모님의 한숨소리와 함께 아이들의 울부짖음을 보았을 때 필자도 가슴이 뭉클하였다.

“아토피 피부염이란” 이상(different)하고 부적당(out of place)한 피부염증이라 정의 할 수 있는데, 만성적으로 재발과 완화가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알러지성 피부습진으로 건조증, 염증, 및 가려움증이 주 증상으로 나타난다. 그 원인은 유전적인 소인도 있지만, 산업화에 따른 환경의 오염과 서구적 의식주 생활의 변화가 주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화 이전에는 소아기의 유병율이 약 3%에 불과했고, 성인기에 도달되면 거의 없어지는 질병이었으나, 산업화된 나라의 경우 10-30%라는 매우 높은 유병율을 보이고 성인기에도 2-3%에 달하는 인류가 해결해야할 질병으로 중대한 질병으로 주목 받고 있다.

문제는 아토피 피부염은 단순한 피부습진이 아니고 재발성 만성질환으로 피부장벽 및 알러지성 감작 문제가 자주 동반되고, 필연적으로 천식, 고초열, 알러지성 결막염을 동반할 수 있다. 때문에 이러한 현상을 아토피 행진(atopic march)이라 표현한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은 주로 유아와 어린아이들에게 호발(20-30%)하기 때문에 성장 및 심리발달 장애의 초래, 학습능률의 저하는 물론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라는 극한 상태로 내몰리는 경우가 발생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음식이나 환경성 알러지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은 약 5,000만명에 이르고 있고, 그들이 지출하는 비용은 약 17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아시아에서 산업화가 가장 빨리 이루어진 일본도 알러지성 질병에 노출된 사람도 약 2,000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500~800만명으로 추정하고 있고 계속 증가되고 있는 실정이다.

어떻게 하면, 아토피의 행진을 막을 수 있을 까?

첫째, 환자와 가족은 생활습관과 환경을 개선해야한다. 대게 아토피를 호소하는 환자들과 상담해보면, 대부분 잘못된 생활습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올바른 생활습관은 아토피와 같은 환경성 질병을 케어 하는데 가장 좋은 약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우리 아이들에게 자연과 함께하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우리 인체의 방어 시스템을 보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선천면역과 후천적으로 얻어지는 특이면역이 있다. 아토피을 비롯한 환경성 질환은 대게 후천성 면역을 담당하는 세포의 불균형 발달에 의한다. 이러한 면역세포의 불균형은 아파트, 공해 등 인위적 환경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아토피를 치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연과 함께하여 후천성 면역세포의 균형적인 발달을 유도하는 일이다.

셋째, 부모가 변해야 아이가 산다. 대부분의 아토피 환자들은 피부관련 병원을 찾아 치료받기를 원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만족할 만한 치료약이나 처치에 대한 확실한 가이드라인이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환자는 물론 가족은 반은 의사가 될 수 있는 전문 교육을 받아야 한다. 다행히 요즈음 보건소, 교육청 또는 지자체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어 참으로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넷째, 당국은 아토피 행진을 막을 수 있는 정책 및 운영계획을 조속히 수립하고 진행해야한다. 암, 당뇨병, 순환기 질환 등 인체의 주요 10대 질환에 대해서는 대규모 사업단을 구성하여 연구하고 보건 정책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토피관련 환경성 질환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정책이 수립되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보건복지부는 환경부와 교육과학부와 연합하여 연구 및 교육정책을 조속히 수립하고 운영해야 할 것이다.

공천문제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국회의원 선거일이 며칠 남지 않았다. 그들의 정책을 보면, 경제 살리기에 온통 집중되어 있는 것 같다. 경제 정책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를 책임질 아이들의 보건교육정책 수립과 운영은 더욱 중요하다.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온다는 것을 명심하고, 아토피와 같은 환경성 질병을 해결할 있는 정책발굴을 하는 후보자가 당선되어야 하지 않을 까?

장선일<전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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