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도 그럴 것이 음식업소의 비율을 보면 일본이 국민 157명당 1개, 미국이 436명당 1개인 데에 비해, 우리나라는 국민 65명당 1개인 셈이니 창업 1년 이내에 85%가 폐업으로 내 몰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세계는 음식전쟁 中
일반적인 생계형 외식업소들을 더욱 어렵게 몰아가는 것이 기업형 외식업체들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해외브랜드업체들의 비중이 커져 가고 있다. 이들의 연간 매출은 5조원 이상으로 개체수로는 0.5%에 불과하지만 매출액은 전체의 10%이상을 장악하고 있으니, 시장의 표현대로 해외브랜드에 먹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글로벌시대에 맞는 구상으로 대응책을 찾아야지 비관만 하고 있을 일은 아니다.
외국의 외식산업육성사례를 보자면 일본은 <일식인구배증 5개년계획>을 수립하여 2010년까지 전 세계에 일식애호가를 현재의 두 배인 12억 명으로 배가시키겠다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태국 역시 태국음식 세계화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태국음식을 세계적 수준으로 만들겠다는 목표 아래 <글로벌 타이 레스토랑>을 자국문화수출의 기지로 삼고 있다. 또 이탈리아는 전 세계 이탈이아 음식점에 정부인증제를 도입하여, 각국을 순회하며 요리를 지도하고, 홍보하는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중국도 화교를 중심으로 식문화를 알리고 있고, 영국은 미각 패키지 상품을 각 지역의 특산물과 연계시키는 프로젝트로 기대이상의 큰 효과를 얻고 있다고 한다.
죽 쒀서 개주는 일은 없어야
가히 세계는 자원전쟁에 뒤지지 않을 만큼 음식전쟁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음식은 감성적으로 문화이해에 대한 파급효과가 큰 아이템인데다, 고부가가치 산업이기 때문에 많은 나라의 경쟁이 치열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것이 한브랜드의 허브도시를 꿈꾸는 전주의 비빔밥이다. 최근 국제선의 기내식은 물론 수출에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어 자랑할 만한 일이지만 한 가지 생각을 보태고 싶다.
전주비빔밥으로 <한국음식>을 홍보할 것인지! <전주비빔밥>이라는 고유브랜드를 명품화 시킬 것인지! 정확한 방향과 올바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왜냐하면 국내에도 퍼져 있는 베트남 음식전문점인 <포호아>는 세계적인 체인망을 갖추고 베트남 음식과 문화를 홍보하였지만, <포호아>의 브랜드원산지는 미국이기 때문이다. 비빔밥을 알리는 것은 한국의 음식을 소개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 <전주비빔밥>이라는 고유한 브랜드를 마케팅해야 한다. 고유한 브랜드를 선점하지 못하면 <포호아>처럼 죽 쒀서 개 줄 수도 있다. 한브랜드 중에 하나가 비빔밥이 아니고, <전주비빔밥>과 같은 브랜드들이 많이 만들어진다면 한브랜드는 자연히 세계 속에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밥에 나물 넣고 고추장에 비비면 모두가 비빔밥이지만, <전주비빔밥>은 그 이름만으로도 높은 가치를 지니는 고유한 존재로 만들어지길 소망한다.
김진<경희대학교 무역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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