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세상 다리 되어주는 지팡이
험한세상 다리 되어주는 지팡이
  • 권동원
  • 승인 2008.03.10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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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마령 송상필옹 손수제작
진안 마령버스정류소에 3년째 겨울마다 지팡이가 놓여 있다.

지팡이가 필요한 사람은 누구나 한 자루씩 가져간다.

이 화제의 주인공은 마령면 원강정마을 송상필씨(70세).

송씨는 지난 2005년 겨울부터 지팡이를 만들어 마령면 각 마을 노인들에게 나누어 주고 또 버스정류소에 비치해 버스를 기다리는 노인들이 한 자루씩 가져 가도록 하고 있다.

겨울철 농한기에 엄나무, 대추나무를 직접 모아 낫으로 손질하고 칼로 다듬고 니스칠하는 등 지팡이 한 개, 한 개에 온갖 정성을 기울인다.

정성스럽게 만든 지팡이가 300개 정도가 되면 인력거에 싣고 500m 정도 떨어진 버스정류소와 각 마을을 돌면서 나누어 준다. 정류소 지팡이를 다 가져가면 또 300개를 가져다 놓는다.

주민들은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자신이 만든 지팡이를 누군가가 유용하게 사용해 주기를 바라는 소박한 마음이 고맙다.”고 말한다.

송씨는 원강정마을에서 태어나 3천여평의 논밭을 일구며 대를 이어 고향을 지키며, 젊은 시절부터 이웃 도와주는 재미로 살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싸리비, 눈삽 등 마을사람들에게 필요한 도구는 모두 만들어 준다.

손재주가 좋아 고장난 선풍기 등 가전제품은 당연히 송씨네 집으로 가져오며, 이웃집 보일러, 전기가 고장나면 한밤중에도 달려간다. 그러다 보니 송씨네 집은 온갖 연장과 부품으로 쌓여 ‘고물장사 집‘이라는 애칭이 생겼단다.

부인 김양순씨는 "적당히 하라고 반대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말리는 것은 포기하고 나이도 있으니 위험한 지붕만 올라가지 말라가지 말 것을 부탁한다”고 말한다.



진안=권동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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