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영훈 헌정공연, 가요계 잔치로 꾸민다
故 이영훈 헌정공연, 가요계 잔치로 꾸민다
  • 박공숙
  • 승인 2008.03.10 15: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곡가 고(故) 이영훈의 헌정 공연 ‘광화문 연가’와 노래비 건립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영훈의 절친한 친구인 방송인 김승현의 사회로 10일 오후 2시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고인의 생전 단짝 콤비였던 가수 이문세를 비롯해 ㈔대한가수협회 부회장인 정훈희, 그룹 SG워너비 등 후배들이 함께 했다. 또 김승현과 노래비 건립 추진위원장인 탤런트 박상원도 자리했다.

이영훈은 ‘광화문 연가’ ‘붉은 노을’ ‘소녀’ ‘난 아직 모르잖아요’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한 유명 작곡가로 2년간 대장암으로 투병하다 지난달 14일 세상을 떠났다. 이문세의 연출로 열리는 헌정 공연은 27일 오후 8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최되며, 공연 수익금과 고인의 마지막 작품인 ‘옛사랑 플러스’ 판매 수익금은 정동길 또는 광화문에 세워질 노래비 건립에 사용된다.

노래비 건립 추진위에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대한가수협회가 참여한다.

다음은 기자회견 참석자와의 일문일답.
 --이번 공연의 취지는.
▲오늘 대단히 행복한 자리다. 이영훈 씨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그가 세상을떠난 후 할 수 있는 일이 기도밖에 없었다. 영훈 씨가 남기고 간 아름다운 음악, 그의 시를 이제부터 열심히 불러주는 게 의리를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추모보다는 헌정하는 마음으로, 생전에 뮤지컬 ‘광화문 연가’를 광화문 네거리에서 공연하고싶어한 못다 이룬 꿈을 헌정 공연을 통해나마 이루도록 하고 싶었다. 또 이 공연이 가요계 종사자, 팬, 전문가들이 함께 하는 가요계의 새로운 무브먼트, 잔치가 되길 바란다. 패티 김 선배님도 객석에서 힘을 주시겠다는 뜻을 전해왔다.(이문세, 이하 이)

--가수 섭외는 어떻게 이뤄졌나.
▲내가 개인적으로 친분 있거나, 이영훈에게 음악적인 영향을 받았거나, ‘옛사랑’ 음반에 참여한 사람 가운데서 섭외했다. 이승철 등 부득이한 스케줄이 있는 가수를 제외하고 98%가 적극적으로 무대에 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나는 처음과 끝 무대에 올라갈 것이다. ‘소녀’ ‘광화문 연가’ 등 과장되게 말하면 좋은 곡을 서로 부르겠다고 가수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이밖에도 27인조 오케스트라, 현대무용단 팀, 뮤지컬 배우 팀, 이영훈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 가운데 100명의 아마추어 합창단도무대에 선다.(이)

--‘광화문 연가’ 노래비 건립은 어느 정도 추진됐나.
▲이영훈 씨를 마지막으로 본 게 돌아가시기 40일 전 삼성서울병원에서였다. 해맑은 표정으로 음악과 삶에 대한 아쉬움을 얘기하며 ‘상원 씨 왜 이렇게 졸리지, 나잠 좀 잘게’란 말이 내가 들은 마지막 말이었다. 헌정 공연을 추진하며 노래비 건립아이디어를 냈고 서울시 홍보대사로서 의사를 전했더니 서울시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줬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가면 한국계 로커 빅토르 최의 애도 장소도 있지 않나. 현재 서울시와 부지 물색 등 구체적인 협의를 하고 있으며 27일 공연 전에 작업을 끝내려 한다.(박상원)
 
--정훈희 씨와 SG워너비가 공연에 참여하는 소감은.
▲이영훈 씨의 유작인 ‘옛사랑’ 1, 2집에서 노래 두 곡을 불렀고 40주년 음반을함께 작업하기로 했는데 돌아가셔서 통탄할 일이다. 고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헌정공연을 하게 돼 음악하는 선배로서 기쁘다.(정훈희)
▲이영훈 씨는 젊은 가수에게는 넘지 못할 큰 벽이었다. 그분의 음악을 듣지 않은 가수는 없을 것이고 모두 크고 작은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과거 우리도 2.5집 리메이크 음반에서 ‘소녀’를 리메이크했는데 후배들로서 고인의 업적을 기리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SG워너비)

--왜 ‘광화문 연가’를 헌정 공연 제목으로 정했는가.
▲‘덕수궁 돌담길’ ‘언덕밑 정동길’ 등 ‘광화문 연가’ 가사에 나오듯 이영훈 씨는 이 지역을 좋아했다. 그래서 뮤지컬 ‘광화문 연가’도 만들고 싶어했다. 한국판 ‘ 맘마미아’로 제작해 중국 등 세계로 나가 선보이고 싶어했다. 이영훈 씨가 시놉시스를 썼는데 발표곡과 미발표곡을 함께 선보일 것이다.(김승현)

--이영훈이 다른 작곡가와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클래식 하면 모차르트, 슈베르트, 베토벤을 꼽는데 그들이 남긴 음악을 수백 년 동안 듣는 애호가들이 있지 않나. 이영훈 씨의 회화적인 멜로디, 시의 세계는 그어떤 작곡가에게서도 만나지 못했다. 이영훈 씨와 30년 중 20년 이상을 함께 해서 내겐 어떤 작곡가와도 비교할 수 없다.(이)

--헌정 공연이 연례 행사로 열리나.
▲개인적으로는 재원을 마련해 공연, 음악 경연대회, 아카데미 운영 등을 하고 싶다. 그러나 여러 이혜 관계가 있어 일단은 이 공연만이라도 잘하자는 생각이다. 힘과 뜻이 모아져 재단 설립까지 하면 좋겠다.(이)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