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바뀐다고 ‘잣대’마저 바뀌어서야
여·야 바뀐다고 ‘잣대’마저 바뀌어서야
  • 한기택
  • 승인 2008.03.07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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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택<코리아교육연구소>
‘4×7=27 과 ‘4×7=28’의 논리는 원나라 말기의 사대가(四大家)인 왕몽 선생이 자기 아들에게 들려준 이야기이다.

고대 중국 원 나라의 두 백성이 「‘4×7=27’이 옳은가? ‘4×7=28’ 옳은가?」를 놓고 크게 다투었는데 이 문제가 임금에게로 올라가게 되였다.

이 문제를 놓고 몇 시간 생각하던 임금은 ‘그 4×7=28 이라고 우기는 놈에게 태형 15매를 안겨라??라는 어명을 내렸다.

이 어명을 받은 관리들은 난처하였다. 분명 ‘4×7=28’이 옳은데 어째서 임금은 틀리는 쪽을 벌하시지 않고 옳은 쪽을 벌하라고 하는 것일까?

이렇게 되여 이 문제가 또 임금에게로 올라가게 되였다.

이번의 임금의 대답은 이러하였다.

‘4×7=27’을 우기는 놈은 바보가 분명한데 그 바보와 시비를 거는 놈은 더 나쁜 놈일지라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어떤 사람이 왕몽 선생을 만나서 “왕몽 선생의 ‘4×7=27과 4×7=28’의 이야기’는 저에게 웬만한 장편소설보다 더 큰 깨달음을 주었습니다”라고 말씀드리자 왕몽 선생은 ‘하! 하!’하고 웃으시면서 “그렇습니다. 우리는 ‘4×7=27’과는 놀지 말아야 합니다. 그들과 놀면 늘 재수에 옴이 붙거나 손해를 보게 되지요”라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왕몽 선생의 ‘4×7=27과 4×7=28’의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교육기관과 행정기관에서는 ‘부동산 투기하지 마라’ ‘병역을 미필해서는 안 된다’ ‘논문 표절은 안 된다’ ‘부정을 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4×7=28’의 진리를 가르쳐 왔다.

이러한 가르침을 대부분의 국민들은 ‘4×7=28’과 같은 진리로 알고 지켜 왔다.

한나라당은 문민정부와 참여정부 때에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의혹, 논문 표절시비, 자녀 이중국적 보유, 각종 부정 등을 양심을 훔친 행위라고 강력하게 비판하였으며, 이런 사람은 “국무위원뿐 아니라 대학 교수직에서도 더 이상 머물러서는 안 된다. 모든 공직에서 즉각 물러나는 것만이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4×7=28’이라는 올바른 논리를 적용해 낙마한 각료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10년만의 정권교체로 여·야가 입장이 바뀌면서 공수가 뒤바꾸어 과거에 했던 말 때문에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게 되었으며 첫 내각과 청와대 수석 인선에서 도덕성 논란이 벌어지면서 고심이 더 깊은 쪽은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 되었다.

참여 정부시절에 ‘4×7=28’이라는 진리의 잣대를 들이 댄 것처럼 한나라당도 공수가 바뀌었더라도 어물쩍하게 ‘4×7=27’의 논리로 눈 가리고 아옹해서는 안 되며, ‘4×7=28’이라는 진리의 잣대를 적용하는데 인색해서는 안 된다.

한나라당이 야당시절에 ‘이런 사람은 국무위원뿐 아니라 대학교수직에서도 더 이상 머물러서는 안 된다. 모든 공직에서 즉각 물러나는 것만이 그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호되게 몰아붙였던 논리를 거울삼아야 한다.

어느 방송 뉴스 기사의 제목이 “여·야 바뀐 정치권, 옛날이랑 말도 바뀌었네?”에 한나라당은 귀를 기울려야 한다.

‘네가 하면 불륜이고 내가하면 로맨스’라는 논리를 어물쩍하게 적용해서는 안 된다.

한나라당은 새 정부의 내각과 청와대 수석 인선 등이 잇달아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 당 안팎에서 민심 이반(離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국정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각료 후보자들이라면 바른 공직관과 도덕성을 갖춰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4×7=27’의 논리를 적용할 것이냐? ‘4×7=28’의 논리를 적용할 것이냐는 집권 여당인 한나라당과 내각을 비롯한 각료 후보자 본인들에게 달려있으며, 누구보다도 후보자 본인 스스로가 옛날에 적용했던 ‘4×7=28’의 원칙을 적용할 것인지 아닌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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