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된 전북과학교육원 필요하다
독립된 전북과학교육원 필요하다
  • 한성천
  • 승인 2008.03.0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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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천<문화교육부장>
일국의 국부(國富)를 증대시키는 분야는 다양하다. 그 가운데 기본이자, 으뜸인 것은 단연 과학이다. 국민의 인식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직업으로서의 과학자는 인기직업군에 들지 못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과학자는 자아실현 체감지수가 타업종에 비해 높을지 몰라도 생활인으로서, 한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만족할 만한 직업이 아니라는 판단에서 일 것이다. 또, 우리 주위에서 과학자로 성공해 부러움을 사는 샘플이 적다는데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몇 년 전 황우석 박사가 줄기세포 개발로 세계과학계를 흥분시킨 바 있다. 그 당시 학생들의 장래 희망을 묻는 조사에서 ‘과학자’가 급증했었다. 한국 미래에 빛을 밝히는 듯했다. 하지만, 이내 사그러 들었다. 그리고 과학자를 꿈꾸던 아이들의 꿈도 의사로, 판·검사로, 교사로, 사업가로, 연예인으로 각각 되돌아갔다.

미래학자들은 예측했다. 미래사회는 식량무기화와 함께 최첨단 과학기술이 지배할 것이라고. 결국, 과학교육은 국가차원에서 주도하고 국민적 동참을 이끌어내야 한다. 과학기술 진흥은 국가과제다.

전북 과학교육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우선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끝없는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한 일명 ‘과학교육원’ 형태의 과학 전시·체험공간, 연구단체는 필요충분조건이다. 교육학자들은 놀이를 통해 원리를 터득한 것은 평생 잊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교육원리를 최대한 적용해야 하는 분야가 과학과 예능이다. 이런 특수성 때문인지 최근 전국 각 지자체들이 과학교육원을 신설하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은 기존의 강원교육정보과학원을 과학연구원과 정보교육원으로 분리해 오늘(3월 7일) 강원과학연구원으로 개원한다.

이로써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독립된 과학교육원을 보유한 곳은 전북과 울산, 인천, 충북 등 4곳을 제외한 12개 시·도가 됐다.

전북은 전북교육정보과학원으로 과학교육원과 정보교육원이 통합되어 있다. 그러나 몇 년전부터 도내 교육계에서는 업무 성격이 서로 다른 방대한 두 조직을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과학교사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도내 청소년들에게 과학마인드 확산을 위해선 과학교육을 전담할 수 있는 가칭 ‘전북과학교육원’이 신설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도내 일부 지자체들도 전북과학교육원의 분리, 신설을 위해 부지를 무상양여하겠다는 의사까지 피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지난해 전북교육청이 도내 초중고 교사 1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북과학교육원 분리·신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란 의견조사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조사결과 67.6%에 해당하는 679명의 교사가 전북과학교육원 분리, 신설에 찬성했다. 반면 반대의사를 밝힌 교사는 9%인 90명에 그쳤다.

교육부도 ‘2008 전북도교육청 업무추진계획’에서 과학교육원의 분리 운영을 적극 권장한 바 있다. 따라서 도교육청은 전북과학교육원을 연내 분리, 설립할 수 있도록 4월 말에 있을 교육부 특별회계 투융자심사에서 반드시 반영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을 펼쳐야 하겠다.

과학자 한 명이 수백, 수천 명을 먹여살린다는 외국사례를 감안하면 전북과학교육원 설립을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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