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팬을 무시하는 스타
지방 팬을 무시하는 스타
  • 소인섭
  • 승인 2008.02.2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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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인섭<문화교육부>
“일신상의 문제로 콘서트를 취소한다는 소식을 듣고 이승철씨 걱정보다 아쉬워하는 아내생각이 먼저 들었네요.” 이는 한 팬(?)이 이승철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글의 서두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공연장이어서 기대뿐만 아니라 뭔가를 선물한다는 느낌이 커서 실망도 그만큼 클 수 밖에 없는 건 당연한 것 같습니다… 정말 실망이 큽니다.” 이쯤 되면 눈치가 빠르지 않아도 무슨 내용인지 알 것이다. 23일 전주에서 하기로 돼 있던 콘서트를 ‘기획사 사정으로 취소하게 됐다.’라는 공지사항이 공연을 코앞에 둔 19일 소리문화의전당 홈페이지 공지란에 뜨자, 아마도 분개했을 한 남편이 올린 절절한 사연이다.

이승철 원 기획사와 중간기획사가 돈 문제로 다투는 바람에 생긴 어처구니 없는 공연 취소사태속에 이승철을 사랑하는 팬들은 안중에도 없었다. 기자가 지역의 팬들을 생각해 단 며칠이라도 말미를 달라는 요청도 원 기획사 대표는 단호히 거절했었다. 지난해 말 다른 지역에서 건강을 이유로 갑자기 취소한 콘서트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2006년 더블에스501이 전주공연을 앞두고 개운치 않은 이유로 취소한 것까지 다시 떠올리면 여간 불쾌한 것이 아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대관심사위원회를 열고 공연 연기신청을 해 온 이승철 콘서트에 대해 불허 결정을 내렸다. 대관규칙에 의하면 공연을 취소했을 경우 기획사에 대한 패널티가 주어질 뿐 연주자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다. 때문에 연주자가 다른 기획사와 손 잡고 공연신청을 한다면 거절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은 뻔하다. 실제 이름을 바꿔 대관 신청을 해 논란이 됐지만 결국 대관이 이뤄진 경우가 있다. 소리전당 관계자는 “상황을 봐가며 대관 결정을 할 수 있을 뿐.”이란 애매한 답변을 내놓았다.

“무슨 문제인지는 모르지만 이승철씨는 프로 아닙니까? 프로라면 이런 식의 일방적인 공연취소 통보는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군요. 다시 콘서트를 한다 해도 절대 가지않을 겁니다.” 앞서 글을 올린 팬의 마지막 말이다. 지방 팬을 우습게 여기는 일쯤을 식은 죽 먹기 만큼이나 가벼이 여기는 스타들을 혼내는 일은 결국 팬들 뿐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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