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기현 신임 전북예총 회장
선기현 신임 전북예총 회장
  • 김효정
  • 승인 2008.02.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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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장르간·시군 지부간 소통에 힘쓰겠다"
무자년 새해를 맞아 (사)한국예술인총연합회 전북도지부(이하 전북예총)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며 새롭게 선출된 신임 선기현(51) 회장.

역대 전북예총 회장 중 최연소. 따라서 패기의 도전 정신으로 무장한 선 회장에게 전북예총의 10개 협회 및 9개 시·군지부의 회원들이 거는 기대는 사뭇 남다르다. 두 번의 도전 끝에 지난 1월 치열한 선거전에서 8표차로 승리한 선 회장은 13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전북예총회장직 수행에 나섰다.

앞으로 4년 동안 전북문화예술계를 아우르며 이끌어 나갈 선 회장을 만나 전북예총과 전북문화예술계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두 번의 도전끝에 회장직에 안착한 소감이 남다를텐데.

▲ 한 마디로 두 어깨가 많이 무겁습니다. 새롭게 무엇인가를 해보라는 뜻으로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것 같은데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앞으로 해야 할일이 많을 것 같습니다. 물론 혼자의 힘으로는 절대 안되는 일이죠. 많은 선후배님들이 함께 도와주셔야 가능한 일입니다. 주변 이야기를 많이 듣고 그 의견들을 수렴해서 차근차근 전북예총을 일궈 나가겠습니다.

- 지난 20대 회장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후 다시 도전한 이번 선거 준비는 보다 철저했던 것 같은데.

▲ 전주문화재단에서 기획국장으로 있으면서 선거 준비를 시작 했는데, 그래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양쪽을 오가며 돌아갈 둥지를 마련해 놓는 나약한 모습이 아닌 정말 혼신을 다해 목표에 도전해야 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은 버리고 선거에 최선을 다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재단을 그만 두고 굳은 마음으로 선거를 준비했습니다. 그러한 모습들이 인물에 대한 진정성과 호소력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주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 두 번씩이나 도전할 만큼 전북예총회장직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전북의 문화예술에 대해 어릴때 부터 관심이 많았습니다. 문화예술의 고장이라고는 하지만 산업화와 경제화에 밀려 전북은 자꾸 낙후되어 가고 그와 함께 그 옛날 고색창연했던 우리의 문화가 잊혀져 가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서울이나 타 지역을 가 보면 ‘전주’하면 음식 얘기밖에 안해요. 그 음식을 즐기기 위해 함께 했던 시(詩) 서(書)화(畵)는 물론, 소리와 장단이 함께 했던 전북의 멋을 모른단 말이죠. 또 타 지역에 우선 순위를 빼앗기는 것이 억울하기도 했고요. 문화예술인으로서 무척 화가 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 마음들이 자꾸 쌓이면서 전북의 문화예술을 일으켜 세워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도전장을 내밀게 됐습니다.

- 전북의 문화 예술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전북예총도 있지만 전북민예총도 있고, 전북에는 다양한 문화예술 단체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들 모두 전북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죠. 각 구성원들이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개개인의 만남은 우호적이지만 단체간의 대화는 매우 부족한 상황입니다.

전북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모두와 함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장르의 세분화 및 독립화로 인해 하나로 모이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문화예술인들의 화합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때입니다.

- 이번 선거에서 ‘전북 문화 예술을 위한 파랑새 프로젝트’라는 공약을 내세웠는데..

▲ 공약에 대한 부분은 검증 단계를 거치려고 합니다. 분야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전문위원을 만들어서 선거공약에 대한 평가와 검증 단계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디더라도 전문위원들과 함께 철저히 진단한 후에 공약을 실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 공약 이행과 함께 임기 동안 어떠한 일들을 해 나갈 계획인가.

▲ ‘전북예총이 왜 필요한가’라는 것을 도민과 문화예술인들에게 알릴 수 있다면 임기동안 ‘가장 큰 일을 해내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우선 기존의 전북예총 사업 중 이어갈 것은 충실히 이어 가면서 단계적으로 수정 보완 해 나갈 생각입니다. 또 각 시·군지부가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이들을 아우를 수 있는 사업들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전라 예술제’의 경우도 올해 정읍지부가 시 예산까지 확보하면서 굉장한 의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한 의욕들을 보듬으며 시군지부가 제 몫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생각입니다. 또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현재 문화예술계도 중앙 편중화가 심각합니다. 정부 사업이나 예산 확보를 위해 직접 발로 뛰어 볼 생각입니다.

- 중앙 정부와의 연계도 중요하지만 전라북도의 올바른 문화정책 입안을 위한 정책제안 등을 문화예술인들이 먼저 제시하고 이끌어 나가는 것도 중요한 것 같은데.

▲ 물론입니다. 그래서 그러한 정책 개발과 실천 등에도 주력해 나갈 생각입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문화예술인들과의 토론 및 세미나 등을 통해 전북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이끌어낼 수 있는 시간들을 마련해 보고 싶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업과 활동들을 통해 지역과 중앙, 민과 관을 잇는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하고 싶습니다.

< 선기현 회장은 누구 >

원광대 재학시절 풍경화와 구상회화가 주를 이루던 당시, 설치 및 행위미술 등 파격적인 현대 미술활동을 펼치며 자신만의 독특한 작업 세계관을 꾸려왔다.

1984년 학연을 타파하고자 60여명의 각 학교출신의 청년 미술학도들을 모아 ‘쿼터 그룹’을 만들며 도내 미술계의 화합을 모색했다. 이후 영화에도 관심을 갖고 서울로 상경했지만 작가로서의 본 모습을 찾기 위해 2년여 후 전주로 돌아와 37살에 전북미술인협회 최연소 회장에 선출된다.

이어 두 차례 전북미협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전북의 작고 작가들을 집대성 한 ‘전북근대미술사’책을 발간하고 전북도 주관의 전북미술대전을 전북미협으로 이행해 오는 등 미술인들의 권익과 발전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왔다.

전주문화재단 기획국장으로 재직하면서 국내·외 문화예술 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기획과 실무를 쌓아왔다.

- 전주출생
- 원광대학교 미술교육과 졸업
- 동국대학교 대학원 졸업
- 반영미술상 수상
- 전주시 예술상 수상
- 95 미술의 해 전라북도 조직위원장 역임
-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 전주한지문화축제 실행위원장 및 총감독 역임
- 한국 미협 전라북도지회장 역임
- 전주문화재단 기획국장 역임

김효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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