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바보는 누구 '대한이, 민국씨'
진짜 바보는 누구 '대한이, 민국씨'
  • 박공숙
  • 승인 2008.02.05 1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조금 덜 바보 대한이, 조금 더 바보 민국씨. 한국판 ‘덤 앤 더머’다. ‘대한이, 민국씨’(감독 최진원, 제작 퍼니필름)는.

두 명의 바보를 내세워서 진짜 바보 같은 세상을 꼬집는 영화다. 바보가 주인공인 만큼 에피소드들은 살갑게 웃긴다. 최성국과 공형진이라는, 대중에게 인지도 높은 코믹 배우를 내세워 만든 이 영화는 웃음과 감동을 적절히 버무리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특별한 영화적 장치는 없지만 자연스럽게 관객에게 다가서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각각의 에피소드가 겉돌지 않고 유기적 연관성을 가진 채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점도 이 영화를 결코 부족하게 볼 수 없는 이유다. 고아원에서 만난 대한이(최성국 분)와 민국이(공형진). 본명이 따로 있지만 김을 좋아하는 대한은 미역을 좋아하는 민국이에게 자신을 따라 김민국이 돼달라고 한다. 민국이는 흔쾌히 응한다.

대한이는 천사처럼 예쁜 지은(최정원)이를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고, 결혼하는 것이 꿈이다. 민국이는 대한이가 누구보다도 똑똑하다고 생각하며 산다. 자신보다 먼저 이름을 썼고, 라면 사고 거스름돈 받는 법도 대한이가 먼저 알아내 가르쳐줬기때문.

어수룩한 두 남자는 세차 일을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며 산다. 뒷모습만 담긴 지은이 엄마 사진을 담은 전단지를 돌리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 민국이는 택시 기사, 권투선수, 빌딩 유리창 청소부 등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은 욕심쟁이(?). 그때마다 대한이는 나름대로의 이유를 들어 민국이를 말린다.

어느 날 미용실에서 일하는 지은이가 군인의 머리를 잘라주며 “대한민국 일등 신랑감은 군인”이라 말하자 군에 입대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중학교도 졸업하지 못해 입영 통지조차 못 받은 걸 모르고 막무가내로 군에 입대하겠다고 군부대를 찾아가고, 운전병에게 ‘빽’을 쓰려 하며, 급기야 야밤에 몰래 부대로 진입하려 한다.

두 사람 곁에는 늘 지은이가 함께 한다. 세차장 주인(이한위)도 바보지만 성실한 두 사람을 내치지 않고, 성질 더러운 박 형사(윤제문)는 두 사람을 구박하다 어느새 결코 바보가 아닌 이들의 든든한 친구가 된다.

지은이는 갑자기 찾아온 친엄마를 따라 서울로 떠나고, 대한이는 군대에 가려고중학교 졸업장을 따기 위해 열심히 공부한다. 민국이는 자신도 몰랐던 강한 펀치력을 자랑하며 권투선수로 발을 내딛는다.

두 배우의 천연덕스러운 연기는 영화의 진정성에 큰 보탬이 된다. 그들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정상인의 삶이 얼마나 비정상적인지 뜨끔하다. ‘미스터 소크라테스’ 를 만들었던 최진원 감독의 차기작이다.

1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