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風船)장인' 강준수 옹
'풍선(風船)장인' 강준수 옹
  • 조원영
  • 승인 2008.01.2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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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지만 자신이 하는 일을 천직으로 여기며 전통을 고집하는 이들을 일컬어 우리는 ‘장인(匠人)’이라 부른다.

여기 아무도 알아주는 이 없지만 자신이 젊었을 때 배운 배(풍선) 만드는 기술을 모형 배 만드는데 접목 잊혀져 가는 우리의 것을 지키고자하는 이가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김제시 진봉면 심포리 규동마을에 사는 강준수(82세)옹.

조상 때부터 목수 일을 물려받은 강옹은 일제시대 말기 군산조선소에 근무하며 배를 만드는 목수로 풍선(風船)기술을 배워 우리 민족 전통 풍선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풍선제작을 천직으로 여기며 살아온 강옹은 지금은 거의 다 폐선이 되고 이용하는 사람도 없는 영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풍선이기에 아쉽기만 하지만 모형 풍선을 만들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풍선의 항해를 인생에 비유하는 강옹은 “순풍에 돛단 듯 잘 풀리는 삶처럼 풍선도 순풍에 돛을 올리면 동력선 못지 않게 잘 달린다고 말하며, 어려울 때는 잠시 몸을 낮추듯이 악풍일 때는 돛을 내리고 그냥 바람에 맡겨야 한다.”라며, 풍선을 띄우며 자연의 섭리에 거역하지 않고 순응하는 지혜를 배웠단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심포항을 드나드는 선박을 수리하며 살았는데 새만금 방조제 이후에는 그마저도 없어져 이제는 소일거리로 모형선을 만들며 살아간다는 강옹은 하지만 이마저도 찾는 사람이 없어 신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형 풍선을 만드는 데는 먹줄과 대패 등 몇 가지 도구로 수작업을 하기 때문에 모형 배 한 척을 만드는데 일주일 정도가 걸리기에 거의 주문제작을 하고 있지만 주문도 거의 없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쳐지 이면서도 틈틈이 제작한 모형풍선을 일부 기관과 마을 회관 등에 기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옹은 “사용하지 않는 풍선을 무조건 폐선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라며, “수 개월에 걸쳐 수백 번의 손길로 만든 풍선이기에 폐선시키는 것보다는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보존되어 졌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이제 나이가 많이 들어 풍선은 고사하고 모형 배 만들기조차 힘겹다는 강옹은 풍선 만드는 기술도 우리의 전통 기술인데 이 기술이 누군가에게 전해져 보존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지만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전수받으려는 사람이 없는 현실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새 정부가 동진강과 만경강의 뱃길 복원사업을 약속했는데 이 뱃길에 동력선이 아닌 자신이 직접 만든 풍선을 띄워 보고 싶다는 강씨, 강옹의 간절한 소망이 꼭 이루어 지길 소원해본다.

김제=조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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