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러운 얼굴로 처절한 시간 보낸 나훈아
고통스러운 얼굴로 처절한 시간 보낸 나훈아
  • 박공숙
  • 승인 2008.01.25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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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동안 가요계에 우뚝 서 있었던 나훈아가 자신의 가수 인생 중 가장 처절한 시간을 보냈다.

나훈아는 25일 오전 11시 정각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 나타났다. 최근 1년간 자신을 둘러싼 온갖 괴소문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는 자리였다. 굳은 얼굴로 자리에 앉은 그는 “속마음이 시리고 아팠다. 이 자리는 해명하는 자리가 아니다. 해명할 게 없기 때문”이라는 말로 소문이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나훈아는 격한 감정과 함께 소문을 퍼뜨린 매체 및 사람들을 향해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고, 고통스러운 얼굴로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드러냈다. 1시간에 걸쳐 토해낸 그의 열변에는 갖가지 심정이 담겨 있었다.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가수로서의 인생에 대해 긴 설명을 했다. “여기 온 여러분중 마흔 살이 안된 기자는 내가 가수 시작할 때 태어나지도 않았고, 마흔 살이 넘었다면 아장아장 걸을 때 내가 시작했다”는 말로 오랜 기간 가수로 활동해왔음을 말한그는 “우리나라는 연예계에 대해 대우 정서가 없다”는 말로 연예인을 대하는 대중의정서에 서운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1980년대 이후 방송 활동보다는 공연에 치중해와 대중매체를 통해 그의 얼굴을 접하기는 쉽지 않았다. 평소에도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지만 최근 괴소문과 맞물리며 그의 평소의 잠행은 ‘잠적’으로 바뀌었다. 소문의 당사자로 지목된 김혜수가 소속사를 통해 입장 표명을 한 이후에는 전 국민적인 관심사로 떠올랐고 “모습을 드러내라”는 거센 여론과 맞닥뜨려야 했던 것.

“이미 재작년에 다음해 공연은 잡지 말라고 했는데 세종문화회관이 잡기가 까다로운 곳이니까 공연기획사가 ‘혹시 하겠지’라는 생각에 잡았다가 갑자기 취소하면서여러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며 작년 초 괴소문이 비롯된 시점부터 해명을 시작했다.

그는 20여 분에 걸쳐 소회를 밝힌 뒤 본격적으로 소문에 대해 직접적으로 말을 꺼냈다. 그의 표현은 불륜설에 대해 “그렇다면 (내가) 여러분 집의 개××”라는 파격적인 단어를 써가며 격한 반응을 보였고, 신체훼손설에 대해서는 갑자기 단상에 올라 바지 지퍼를 절반쯤 내리는 행동을 취해보여 참석자들을 놀라게 했다.

나훈아는 소문을 듣고 당혹스러워한 스태프들에게는 “놔둬라”며 그냥 넘어가려고 했지만 자신과의 소문 때문에 피해를 본 후배 연예인인 김혜수와 김선아에게 더이상 피해가 가지 않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나는 만신창이, 엉망진창이 됐지만 시집도 안 간 불쌍한 이 처자들에 대해서는꼭 바로잡아달라. 진심으로 사과한다”는 말을 착잡하지만 분명한 어조로 전했다.

“무대는 꿈이었지만 이제 어찌 될지 모르겠다”는 말로 인생의 전부였던 가수로서의 삶에 대해 진한 회한을 드러내며 나훈아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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