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한민족통일포럼 전라북도 지회장
이종욱-한민족통일포럼 전라북도 지회장
  • 이방희
  • 승인 2008.01.2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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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白手)여 힘차게 일하자

전쟁 참상을 겪은 분단국가의 청년들이 독일로 가서 일한다는 것은 가난을 떨칠 수 있는 기회이자 도전이었다. 독일이 한국으로부터 광부를 수입하기로 결정하자 전국 각지에서 모여 들었다.

1963년 첫 파독광부모집 공고에 2800여명이 대거지원, 치열한 경쟁 끝에 선발된 1진 240여명이 그해 12월 떠났다. 이후 14년간 8000여명의 청년이 독일로 진출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경제개발을 위해 독일로부터 상업차관 1억5000만마르크(3500만달러)를 도입키로 했으나 외국 은행의 지급보증을 해주는 나라가 하나도 없었다. 난관에 봉착한 정부는 파독광부와 간호사들의 3년간 노임을 담보로 독일은행에서 지급보증을 받아 겨우 차관을 성사시켰다.

백수들이여!

수만리 타국땅에서 그것도 환경조건도 열악한 지하 1000m 갱을 내려가 석탄을 캐는일, 상상이라도 해보았는가. 간호사들은 면봉과 면장갑도 제대로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시신과 중환자를 매일 돌보아야 하는 처절한 생존 싸움을 해낸 것이다. 하루에도 수백번 포기하고 귀국하고픈 심정이었다고 한다.

요즘 대졸자 열에서 넷이 백수로 사회에 첫 발을 들여놓는다. 젊은이 둘중 하나는 언제 해고 될지 모르는 비정규직이다. 100만명을 넘어선 실업자는 줄어들 기미가 없고 대기업의 변변한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백수는 이제 “돈 한푼없이 빈둥거리며 놀고먹는 건달”이라는 뜻으로 사전에 올랐다. 몇일씩 조그마한 방 구석에 라디오와 함께 추리닝복에 슬리퍼를 질질끌고 만화방에 모여들던 1970년대 백수들은 현실도피형이였다. IMF바람에 무더기로 불어난 백수들은 1998년 전국백수연대(전백련)라는 참여형조직을 낳았다. 회원이8500여명으로 정식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민간비영리단체로 등록까지했다고 한다.

신조어도 많이생겨났다. 일본“버블세대” 유럽“1000유로세대” 미국 “빈털터리세대”가 있다.

“88만원세대“가있다. 88만세대라는 20대근로자중 95%가평균임금 88만원을 받는 비정규직세대라는것이다.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이태백“은 장기화된 취업난으로 연령대를 넓혀가며 이제는 30대태반이 백수라는 의미의 ”삼태백“으로 바뀌었다. 새정부의 강력한 구조조정과 작은정부만들기는 세계적추세나 이명박정부로 볼때 어쩔수없이 7000~1만여명의 공직자는 조퇴(조기퇴직), 명태(명예퇴직), 동태(한겨울에 명예퇴직하는 사람), 알벤명태족(퇴직금을 두둑이 받은 명예퇴직), 생태족(해고대신 다른부서로 전출당한 사람) 이 생겨날 수 밖에 없다. 문제는 사회 첫발을 디딘 젊은이가 갈곳과 직장이 없다는 것이다.

젊은이여! 남대문 시장과 이태원보다 안산원곡동에 가보라고 권하고싶다. 삶이 박동을 치고 한푼의 돈이 얼마나 귀중한가를 느끼는 현장이다. 39개국 3만5천여명이 모여사는 별천지다. 국경없는거리로 전국에서 물가가 제일 저렴한 곳이다. 남대문시장의 50-70%선이다. 편균임금100만원중 90만원은 본국에 송금한다. 나머지10만원이 그들의 1개월 용돈과 생활비전부다. 하루세끼를 공장에서 떄우고 목욕도 공장세면대에서 그럭저럭 씻는다. 휴대폰비용이나 가끔 고향음식을 사먹는 정도만 지출한다. 이들이 연간 3300억원을 본국으로 송금한다.

백수세대여! 부모세대의 독일광부로가서 일하는것 보다는 국내의 공단에서 땀흘려 일하라. 젊음을 발산하라. 손에 검은 때를 묻혀라. 그리하면 인생에 커다란 발전과 미래가 약속된다. 이는 경험자와 어른들의 공통된 말이기도 하다는 것을 명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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