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글동산
어린이 글동산
  • 김효정
  • 승인 2008.01.17 17: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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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정읍 교암초 5학년)

따가운 가을 볕에
아주머니들이
옷소매 걷어 올리고
무를 쏘오옥 쏘오옥
뽑는다.

그동안 튼튼하게
자랐는지
아프지 않고 자랐는지
아주머니 한분이
아작 한 입 베어 먹고
살짝 웃으신다.

장난꾸러기 아빠(송광초 1학년 주향기)

나랑 잘 놀아주시는 아빠. 장난꾸러기 아빠이시다. 놀다가 어디로 살짝 숨어 버리시는 아빠. 그것도 모르는 내가 무서워 소리치면 재미있게 ‘아빠, 여기 있잖아’하고 환히 웃으시며 안아주시는 아빠. 안심한 후에 아빠 품에 안겨 행복한 잠이 들면 아빠는 어느새 또 쌀짝 숨어 버리는 아빠.

자다 깬 내가 아빠 없다고 울음을 터뜨리면 어느 새 내 어깨에 손을 얹어 놓으시고 ‘아빠 여기 있잖아. 아무데도 가지 않는단 말이야’ 웃으시며 또 다시 안아 주시는 아빠. 아빠는 장난을 좋아하시는 아빠이시다.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하면 얼마 못가서 싫증이나지만 우리 아빠와 장난을 치면 싫증이 나지 않고 갈수록 더 재미가 있다.

이제는 아무리 아빠가 숨으시고 안 보여도 하나도 무섭지 않고 이젠 내가 아빠를 놀려주고 싶다. 이번에는 내가 괜히 우는 척 엄살을 부려봐야지. 그러면 아빠는 허겁지겁 달래주시느라 야단이 나시겠지? 그러면 나도 빙그레 웃으면서 놀려 드려야지! 나와 많이 놀아주시는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

<심사평> 유현상 장학사

정읍 교암초 5학년 김우영 어린이의 ‘무’ 동시는 시골의 농사짓는 아주머니의 평화로운 모습과 행복한 모습이 한눈에 선합니다. 특히 ‘쏘오옥’이란 시어가 더욱 먹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아울러 마지막 연 ‘아작, 한 입 베어 먹고 살짝 웃으신다’는 읽는 사람도 먹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아울러 농촌의 평화로운 모습을 잘 나타냈지요. 정말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참 편한 모습이 떠오릅니다.

단지 무를 가꾸기까지의 힘들었던 모습도 같이 썼으면 더 실감나는 동시가 될 것 같습니다. 완주 송광초 1학년 주향기 어린이의 ‘장난꾸러기 아빠’ 생활문은 이 어린이가 아빠를 아주 좋아하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아울러 아빠도 아들 못지 않게 서로 사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어린이는 아빠가 이 세상에서 최고요, 가장 친한 친구요, 존경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아주 자세히 써서 누구나 이 글을 읽고 나면 아빠가 최고라는 마음을 심어주어 아빠를 존경하는 마음이 들게 됩니다. 글이란 나도 착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도 착한 마음을 심어주는 글이어야 합니다. 1학년 답지 않게 아빠 사랑을 한가지 글감만으로 잘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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