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심 높다던 한국이 불효국 1위 됐다니
효심 높다던 한국이 불효국 1위 됐다니
  • 한기택
  • 승인 2008.01.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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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심 높다던 한국이 불효國 1위 됐다’ ‘동방불효지국’이라는 신문 뉴스와 SBS ‘긴급출동 SOS 24’로 방영된 ‘아들에게 전 재산을 뺏기고 필리핀에 버려진 80대 노부부의 ‘필리핀 고려장’’이야기는 우리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일찍이 인류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한국의 효 문화와 가족제도를 세계 문화에 기여할 좋은 내용’이라고 평가했을 만큼 우리의 효 사상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좋은 본보기였었다.

이렇게 자랑스러운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의 효(孝)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모르겠다.

한국인구학회에서 조사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동거하지 않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1주일에 한 번 이상 만난다’고 응답한 자녀의 비율이 27%, 26%로 27개국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이는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아랍인이 모친과 부친을 1주일에 한 번 이상 만나는 비율이 각각 93%, 98%인 것과 비교해 보면 엄청난 차이다. 또한 부모 소득과 만남 횟수 사이에 0.729의 상관관계가 나타나 ‘부모가 돈 없으면, 자식 발길 뚝’이라는 말이 실감나게 하고 있다.

효심 많기로 유명한 우리나라가 불효국(不孝國)이 된 것은 어쩌면 자업자득인지도 모른다. 청소년들이 글로벌시대의 외래문화에 접하면서 가치관의 혼돈이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입시 교육, 출세 교육, 왕자·공주 교육으로 자기방 치우기 등의 기본생활습관은 물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한데에 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아이들에게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심성과 효를 가르쳐야 한다.

‘진정한 효’란 무엇인가?

공자는 ‘효라는 것을 봉양하는 것으로만 아나 개와 말에게도 다 기르는 바가 있으니 공경치 아니한다면 무엇으로 구별하겠느냐? 아무리 잘 봉양한다 할지라도 마음이 없다면 짐승과 다를 바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우리는 효의 시작과 끝이 무엇인지를 옛 문장을 통해서 배웠다.

身體髮膚는 受之父母하니 不敢毁傷이 孝之始也라 立身而揚名於後世하야 以顯父母가 孝之終也라. (우리 몸은 부모로부터 받은 것이니 이를 다치거나 상하게 하면 부모의 마음이 아플 것이니 소중히 간직하는 것이 효의 시작이며, 나중에 출세해서 이름을 드날리어 부모를 드러내는 것이 효의 마지막이라는 것이다.)

유교 사상에서 강조하는 효는 부모를 섬기고 봉양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 효(孝)란 부모님의 사랑을 사랑으로 보답하는 것으로 첫 번째 효는 부모님의 외로움을 덜어드리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드리는 정신적인 효가 중요하며, 두 번째 효는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경제적 도움을 드리는 물질적 효도 또한 중요하다.

‘효도하자닷컴’이 2005년 남녀 중·고등학생 4,351명을 대상으로 ‘청소년들의 효의식’에 대해 조사 발표한 자료를 보면 ‘효도하자’라는 말을 들었을 때 어떤 느낌을 갖게 되느냐는 질문에는 79.9%가 ‘당연하고 바람직하다’고 답하면서도 중학생의 63.4%는 효도를 하고 있는 반면 고등학생은 63.1%가 효도하지 않는다고 답하고 있으며, 효도하지 않는 이유로는 ‘효도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잘 몰라서’가 63.2%, ‘불편하고 귀찮아서’가 15.1%로 나타나 ‘효 교육’에 대한 문제점과 지도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역사와 전통이 깊은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효가 ‘동방불효지국(東方不孝之國)’이 되고 청소년들의 63.2%가 효도를 하지 않는 이유로 ‘효도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잘 몰라서’라고 답하고 있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자녀들의 인성교육과 효 교육은 바람직한지?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한 적은 없었는지? 부모님을 잘 봉양하고 있는지? 자주 문안은 드리는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우리나라 효 사상의 현주소와 우리들 스스로를 뒤돌아보며 자랑스런 효 사상의 계승·발전을 위해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효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한기택<코리아교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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