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정부의 선결 조건
작은 정부의 선결 조건
  • 안완기
  • 승인 2008.01.1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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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정부가 취임 출범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특히, 정부조직개편을 통해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작은 정부란 무엇인가?

본래 작은 정부란 “국민의 조세부담을 낮게 억제하여 운영하는 정부의 존재형태”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이것이 근래에는 “행정기구의 합리화·간소화로 능률화와 행정효과를 고려한다는 뜻에서 낭비가 없는 국정운영을 기하기 위한 작은 정부(중앙정부 권한의 축소 또는 분권화를 지향하는 정부형태)를 지향하는 정부를 지칭”하고 있다.

그런데 이게 가능할까? 특히, 부처는 줄이되 공무원 수는 줄이지 않겠다는 접근법으로 과연 가능한 일일까?

실천도 앞뒤가 맞는 얘기와 논리를 통해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을 기획하고, 결정하며, 집행하는 모든 정책과정에서 제대로 인정받고, 나아가 존경받는 정부로서의 업적을 남기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점은 언행일치가 제일의 철칙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새 정부가 먼저 이뤄야 할 일은 “실천”하는 정부로서의 역할이다

오년 전에 출범한 참여정부의 취임사를 다시 한번 꺼내 보았을 때 그 해답은 매우 명명백백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새 정부는 작은 정부든 어떠한 정부이든 정책과정에서 다음 취임사를 곱씹어 보길 바란다.

먼저 2003년 2월 25일 제16대 대통령 취임사 앞부분의 일부는 다음 대통령도 그대로 써야 할 판의 연속이라는 점이 참으로 안타깝다.

취임사 일부 1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특별히 이 자리를 빌려, 대구 지하철 참사 희생자 여러분의 명복을 빌면서,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다시는 이런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게, 재난관리체계를 전면 점검하고 획기적으로 개선해 안전한 사회를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새 대통령은 “대구 지하철 참사”라는 표현을 “이천화재 참사”로 바꾸면 될 것 같다.

취임사 일부 2

“동북아 시대는 경제에서 출발합니다. 동북아에 '번영의 공동체'를 이룩하고 이를 통해 세계의 번영에 기여해야 합니다...... 그런 날이 가까워지도록 저는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임을 굳게 약속드립니다.”

극단적인 양극화 현상의 초래로 새로운 정부가 탄생할 수 있게 되었다.

실천과 동떨어진 너무 좋은 말들이 춤을 추었던 것이다.

취임사 일부 3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도, 사회의 건강을 위해서도 부정부패를 없애야 합니다. 이를 위한 구조적 제도적 대안을 모색하겠습니다. 특히 사회지도층의 뼈를 깎는 성찰을 요망합니다.”

취임사 일부 4

“반칙과 특권이 용납되는 시대는 이제 끝나야 합니다. 정의가 패배하고 기회주의자가 득세하는 굴절된 풍토는 청산되어야 합니다. 원칙을 바로 세워 신뢰사회를 만듭시다. 정정당당하게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로 나아갑시다. 정직하고 성실한 대다수 국민이 보람을 느끼게 해드려야 합니다.”

취임사 끝

“항상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3년 2월 25일 대통령 노 무 현”

과연 지금 국민이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하고 있는가? 아니면, 노무현 대통령만 국민과 함께 하고 있는가?

역사적 사실을 반면교사로 하여 새 정부는 “원칙에 입각하여 실천하는 정부”가 되길 간절하게 소망해 본다.

안완기<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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