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전하는 새해 민심
정치권 전하는 새해 민심
  • 박기홍
  • 승인 2008.01.01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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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배숙, 이강래 국회의원 등은 1일 오전 11시께 산행 중이었다. 채수찬 의원은 모악산에서 하산 중이라고 말했다. 현역 국회의원들이 신년에 산으로 간 까닭은 무엇일까? 정치적 격변과 격랑의 파고 속에 자신을 추스르고 향후 총선의 의지를 다지면서 지역주민의 민심을 듣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만큼 올 총선은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2일로 총선 D-98일. 도내 정치권이 전하는 신년의 민심도 예년과 같지 않다. 대통합민주신당 소속 11명의 현역 국회의원들은 ‘염려’와 ‘안도’, ‘격려’의 세 단어로 연말연시 민심을 전했다. 장영달 의원(전주 완산 갑)은 “지역민들이 심리적으로 걱정을 많이 하는 반면 지난해 새만금 특별법 제정 등 현안이 잘 풀린 것에 대해선 안도의 한숨을 쉬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한나라당 대승의 정치판에서 전북 정치권이 헤집고 나갈 방향타 모색에 어려움이 있을 것 아니겠느냐는 염려의 민심을 많이 접했다는 장 의원의 말이다. 그러면서도 지금부터 열심히 일하면 5년 뒤에 다시 집권의 희망이 있을 것이라며 격려하는 민심도 많이 느꼈다고 장 의원은 말했다.

이광철 의원(전주 완산을)은 “올 4월 총선과, 그 이후의 사회변화에 대해서 ‘걱정반 우려반’의 민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새 정부가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지, 범여권이 한나라당 독주를 견제할 수 있을지 걱정하시는 목소리를 많이 접했다”며 “대선 결과에 대해선 스스로 상처를 입을까 (지역 정치권에 대한) 격려와 위로가 많았다”고 말했다. 채수찬 의원(전주 덕진)은 매년 1월1일을 모악산에서 시작하여 민심을 듣는다. 채 의원은 “연말엔 정치권의 호남고립 우려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는데, 신년 들어 산에서 만난 민심은 희망이 보인다는 것”이라며 “새만금 특별법과 태권도공원 특별법, 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현안이 돌파구를 찾으며 정치권에 희망을 얘기하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조배숙 의원(익산 을)은 “대선 참패에 대해 속상해 하시더라”고 민심의 일단을 전한 뒤 “신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해서도 혼을 내는 목소리도 들었다”고 전했다. 조 의원은 “한나라당이 대선에 이어 총선마저 전국 과반을 얻으면 걱정이라는 민심도 접했다”며 “신당이 색깔을 명확히 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었다”고 전했다. 현역 의원들이 전하는 민심은 대체로 대선 참패와 이에 따른 한나라당 독주를 걱정하는 목소리로 압축된다.

반면 한나라당은 국정 안정과 이명박 리더십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가 예상보다 크다는 점을 느꼈다는 전언이다. 이로 인해 한나라당 전북도당은 전주와 익산, 군산 등 주요 3시에서 1석을 포함한 전북 교두보 확보에 총력전을 경주하겠다며 자신에 차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새만금TF팀’을 구성하고 곧바로 외자유치에 들어가겠다는 이명박 당선자의 강한 의지를 알리는 등 이른바 ‘이명박 효과’를 강조하며 ‘지역구 1석’ 이상 확보에 매달리는 모습이다.

김경안 도당위원장은 “호남에서도 국정 안정론이 점차 힘을 받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제 이명박 정부가 2월25일 출범하면 한나라당이 여당이 되는 만큼, 여당으로서 책임감을 더 많이 느낀다”며 “최근 이명박 리더십과 국정안정에 대한 인식전환이 확산되고 있어 4월 총선에서 ‘한번 해 볼만하다’는 얘기들이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대선을 전후해 당원들도 급증하고 있다”며 “신규 당원을 컴퓨터에 등록하느라 아르바이트생을 계속 써야 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박기홍기자 k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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