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도약의 시험대
①도약의 시험대
  • 박기홍
  • 승인 2007.12.27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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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꿈·희망 도약의 나래 펴자
2008년은 향후 5년의 국정 운영을 책임지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는 해이다. 경제 대통령을 주창한 이명박 당선자는 각 분야의 실용주의 정책을 강하게 드라이브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은 새로운 이명박 시대에 발맞춘 대응과 돌파구 마련에 지역민의 역량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북을 둘러싼 대내외적 환경도 그리 밝은 편은 아니다. 세계 경제는 이미 호황의 끝자락에 있고, 고속성장 과정에서 누적된 부실과 과잉이 해소되면서 조정국면이 진행 중이다. 국내 경제는 경제성장의 모멘텀을 확보하며 경기회복세를 보이나 내수가 그리 탄력적이지 못한 불안한 점이 있다. 경제의 맥박을 빨라졌어도 아직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경기상승을 주도할 정도는 아니어서 새 시대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새로운 준비가 절실하다. 본보는 이와 관련 ‘새 시대 새 과제’를 시리즈로 엮어본다. <편집자 주>

2008년은 전북이 그간에 갈고 닦아온 실력을 시험받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여당에의 텃밭을 향유해온 정치는 이제 야당의 거친 황야를 개척하게 됐고, 경제는 성과와 실용을 중시하는 이명박 정부의 무한경쟁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새만금·군산 경제자유구역은 4년의 한을 풀고 지난해 말 가까스로 지정됐지만, 다른 국내 5개의 경제자유구역과 치열한 외자유치전을 벌여야 할 형국이다.

실력과 경쟁력만이 생존의 조건이 됐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정권교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2월25일 취임하고 본격적인 ‘이명박 시대’를 열어가게 된다. 이는 실용주의 노선의 강화를 의미하며, 경쟁력을 엄격히 따져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 분수령이기도 하다. 이명박 정부에서 기업의 규제를 푼다면, 수도권 기업들이 지방투자 계획을 접을 수 있다는 위기와 지역업체의 비상을 도와줄 기회 요인으로 작용한다. 물론 규제완화에 힘입은 대기업이 지방에 투자를 가속화한다면 새로운 기회이다. 따라서 전북이 대기업 투자를 끌어올 방책을 마련하고 유인책을 앞세워 찾아다니는 일도 발등의 불이 됐다.

이명박 시대의 새만금은 분명 대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 당선자 스스로 “새만금을 세계경제자유구역으로 만들어 외자를 끌어오겠다”고 강조했고, 작년 말엔 당협위원장과의 간담에서 “전북에 한 약속을 지키겠다”고 격려하기도 했다. 새만금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새만금TF팀’이 구성됐고, 그 총괄책임을 강현욱 전 지사가 맡게 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지 않을 수 없다. 동북아 경제 중심도시를 향한 거보(巨步)를 내디딜 수 있게 된 셈이다.

경제자유구역 역시 새로운 시험무대에 올라섰다. 규제를 완화한 경제자유구역은 기존에 인천과 부산, 광양 등 3곳이 있었다. 인천을 제외한 나머지 2곳은 그나마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새만금·군산 경제자유구역이 출발하게 된 것이다. 이는 국내 6개 경제자유구역의 치열한 각축전을 선언하는 포고이다.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수도권에서 근접거리에 있는 인천과 경기·충남 경제자유구역이 일단 국내외 기업유치 측면에서 점수를 따고 들어갈 것인 까닭이다. 3파전의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성공한 전북도는 이제부터, 다른 5곳과 싸워야 하는 힘겨운 숙제를 풀어야 할 상황에 처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잘 진화하면 앞으로 2보 전진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뒤로 미끄러질 수 있다. 도약이냐 추락이냐의 기로에 놓인 것이다.

도내 정치권 역시 새 시대의 새로운 과제가 적잖다. 일단 4월의 총선 시험무대를 통과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지상과제가 90일 앞으로 다가왔다.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 이회창 신당, 군소 정당 등이 각개약진을 다짐하며 서로를 향해 총선을 향해 십자포화를 쏘아 댈 것이고, 살아남는 자만이 11개의 금배지를 달 수 있게 된다. 대선 직후 4개월 만에 치러지는 총선은 지역의 정치적 민심향배를 체크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끈다. 당마다 총선 성적표에 따라 흥망과 성쇠가 엇갈릴 전망이다.

청년들은 올해도 실업과의 전쟁을 치러야 한다. 2008년 국내 노동시장은 실업률이 3.2%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다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일자리가 한정돼 있는 전북 입장에선 느긋할 수 없다. 청년실업률이 한때 10% 이상 고공행진을 했던 만큼 실업난과의 한판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전북도는 이를 위해 ‘일자리창출과’를 별도로 만들었다. 조직개편의 음양이 성과로 확연히 드러날 때가 바로 2008년이다.

도내 중소기업들은 창조냐 도태냐의 기로에 서 있다. 글로벌 선도기업들이 창의적 혁신을 무기로 앞세워 시장 잠식에 나서고 있어, 지역 기업들도 조직구성원의 창의성 발휘를 지원하고 다양한 창의적 요소를 성과로 연결하는 조직 관리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고 기존의 시장에서 안주한다면 곧바로 퇴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CEO의 코앞에서 아른거린다.

다만, 전북의 조선산업이 열악한 지역산업의 판도를 재편할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조선업체들은 수주, 건조, 수출 등 모든 분야에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둔 한 해였다. 2008년에는 업체들의 신증설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건조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전망이고, 따라서 둥지를 튼 전북의 조선산업이 완전히 뿌리를 내릴지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고용창출 등 지역경제 파급효과 측면에서 엄청난 조선산업이 전북에서 확장세를 이어갈 경우 전북산업은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과 마찬가지다. 다행히 2003년부터 지속한 조선업 호황으로 최근 기존 업체와 중소규모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신증설 투자에 나서고 있어 전북 조선산업의 꿈을 부풀리고 있다. 여기서 전북도가 신경 써야 할 한 가지. 조선업체들이 신규설비 가동에 나설 경우 발생하는 현장인력 부족난을 해소해 줘야 하는 과제가 등장했다.

도내 농촌에는 개방 파고를 극복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정부는 소규모 경제권과의 FTA에 이어 미국, EU 등 거대 경제권과의 FTA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거대 선진 경제권과의 FTA는 시장을 확대하여 투자를 촉진하고 한국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규제나 관행의 선진화를 앞당기고 경쟁을 촉진하여 구조조정의 동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농도 전북 입장에서 보면 농촌의 어려운 현실이 더욱 심화할 것이 자명하다. 광역과 기초 등 자치단체의 치밀한 준비와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 시대는 변하고,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 새로운 격랑에 전북이 얼마나 슬기롭게 헤쳐나갈지 새로운 과제를 준비해야 할 때다.

박기홍기자 k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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