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서 읽은 전북민심
대선에서 읽은 전북민심
  • 채수찬
  • 승인 2007.12.2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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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끝났다. 대선의 결과는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는데, 가장 핵심적인 것은 국민들이 “경제”에 목말라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운하를 파는 삽질 경제든, 주가조작의혹이든,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든 국민들의 관심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줄 것 같은’사람을 원했다는 것이다. 전북도민은 정동영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 주었지만, 경제살리기를 원하는 것은 같은 마음일 것이다.

민심이 보여준 시대정신 읽어야

대선은 끝났고, 각 정파는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각기 내년 4월에 치러질 총선 승리를 목표로 잠행기를 거쳐, 내년 1월 말이나 2월 초면 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측된다.

여기서 시대정신을 놓쳐서는 안 된다. 우리 국민은 이념에 경직된 논쟁보다는 먹거리의 해결과 생활의 향상을 원한다. 그것은 바로 현실에 닥친 주거의 문제요, 자식들의 교육에 관한 문제다. 그리고 노후에 대한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다.

국민은 이러한 생활 경제 문제를 해소해 줄 정치세력을 갈망하고 있다. 그간 참여정부는 지방균형 발전이나 깨끗한 정치 등 자랑할 만한 치적도 많고, 경제도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지만, 결국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함으로써 대선 패배의 단초를 제공했다. 이번 대선이 노무현 정부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정동영 81% 지지가 주는 의미

전북도민은 참여정부의 출범과 함께 지역발전에 대한 큰 기대를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초기에 방폐장 문제나 새만금 개발에 대한 지지부진함 등으로 민심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 도입으로 전통적 지지자들의 실망은 극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북 정치권이 일궈낸 성과 또한 괄목할 만 했다. 처음으로 전북도 예산 3조원시대를 일궈냈고, 올해에는 전북의 미래를 책임질 새만금특별법과 태권도공원 특별법을 만들어서 전북도민에게 희망을 주었다.

참여정부에 실망한 전북도민들에게 정동영 대통령 후보의 선출은 또 한번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를 갖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건국 이래 전북도민은 최초의 이 지역 출신 대통령 후보를 접하게 됐고, 그 기대감이 ‘81% 압도적 지지’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전북도민들은 전북을 발전시킬 정치세력에게 힘을 모아주고 있는 것이다.

전북 정치권은 무엇으로 보답해야 하는가

전북정치권에게 이러한 도민들의 민심은 소중한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이 자산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 있는 “앞서가는 전북경제”를 건설해 내야 한다. 도민들의 응집된 힘을 경제발전으로 승화시켜내야 한다.

그 첫 번째 조건은 소지역주의에 벗어나 전북발전이라는 대의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전북은 새만금 개발이라는 중차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새만금특별법이 통과된 만큼 실무적인 후속조치를 챙겨야 한다. 각 대선후보들이 발표한 공약을 검토하고, 특히 당선된 이명박 후보가 제시한 새만금에 대한 공약이 실행될 수 있도록 하는 실질적인 일을 준비해야 한다.

두 번째로 김제공항과 호남고속철도의 조기 완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내부 논쟁을 종식하고, 내년 예산에 공항공사비용이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KTX 정차역에 대한 도민들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도 시급한 과제이다.

마지막으로 전북정치권은 전북도민에게 희망을 주고 100년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정치세력이 될 수 있도록 환골탈태 해야 한다. 이는 한나라당이 호남을 철저하게 소외시켜온 정치세력이었고, 이명박 후보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정치인이라는 것을 인식한다면 더욱 그렇다. 자칫 제2의 호남소외사태가 온다면 이를 막아낼 수 있는 정치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도민들이 주신 회초리를 보듬으며, 도민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정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채수찬<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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