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산학협동이 스코틀랜드 이끈다
⑥산학협동이 스코틀랜드 이끈다
  • 장정철
  • 승인 2007.12.0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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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협동 특성화 스코틀랜드 경제성장 초석
▲ 스코틀랜드는 기업-대학간 산학협력 특성화로 외국인 투자유치가 활발, 경제기틀을 마련하는 근간이 됐다. 사진은 WIT 대학 산학협동 연구팀 교수들과 학생들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 는모습.
스코틀랜드가 외국인투자의 천국으로 인식되기까지에는 비단 스코틀랜드 경제개발공사, 스코틀랜드 국제개발청, 정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스코틀랜드의 산업체, 대학교, 연구소의 투자유치 노력이 결정적이었다.

다시 말해 유럽 지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노동인력 양성을 통한 산학협동의 특성화라 하겠다.

아일랜드 더블린이 외국계 금융기업을 중심으로 한 투자 천국이라면 스코틀랜드는 생산 인프라 구축 등이 총체적으로 작용하여 얻어진 산물이라 하겠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인근에 위치한 알바센터는 산학협동의 결정체로서 정부주도 하에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있는 대학과 기업간의 컨소시엄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계적인 IT업체들이 입주해 있는 복합연구단지로 이곳에서는 서로의 연구 결과물을 사고 팔 수 있는 가상 공간의 기술거래소까지 운영되고 있다.

세계 5위의 반도체 기업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릭스(ST)는 에든버러 대학에서 CMOS 이미지센서 기술을 개발, 벤처기업으로 성공한 ‘비전그룹’을 지난 1998년 매입하여 그대로 사업본부를 그곳에 두고 이 지역 대학연구소에서 필요한 인력을 계속 지원 받아 프랑스, 싱가포르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이러한 성공은 에든버러 대학의 연구결과물을 상용화함으로써 산학협력의 성공적인 대표적인 사례이자 외국인투자 유치의 한 사례로 꼽히고 있다.

다시 말해 대학의 R&D결과물을 시장에 내보내 산업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외국인투자를 유치하여 이 지역을 개발시킨 주요 원동력이 되었다. 우수한 기술과 인력이 있으면 외국자본을 불러들일 수 있다는 사례가 되고 있는 셈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 신문은 학생들의 강의 평가, 교수대 학생 비율, 취업 전망, 학생 1인당 지출, 장학금 등을 종합 평가해 영국 명문대학 순위를 매긴 연례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는데 이 중 에든버러대학은 7위를 차지하며 상위권에 랭크됐다.

또한 인근 지역의 WIT 대학도 학생들과 교수진의 연구실적, 열정이 탁월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산학협동의 대표 사례인 WIT 대학 역시 일선 기업들과 인턴십 제도를 활용, 학생 교류 등 활발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WIT 대학 R&D 센터 관계자는 “기업 역시 적재적소의 인력을 곧바로 구할 수 있어 인력난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대학들도 취업난에서 자유롭다”며 “활발한 산학협동이야말로 지금의 스코틀랜드 경제의 기틀이다”고 말했다.

우리 기업들의 스코틀랜드 진출도 활발하다.

삼성전기는 스코틀랜드 기술진과 손잡고 나노 재료 기술을 공동 연구한다. 스코틀랜드 국제개발청은 삼성전기와 나노 재료 기술 공동 연구를 위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고 최근 밝혔다.

개발청에 따르면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에서 삼성전기 관계자와 스코틀랜드 경제개발공사의 총재 등이 나노 재료 개발 기술의 공동 연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앞으로 삼성전기는 수년 간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대, 스트래스클라이드대, 글라 스고대, 던디대, 세인트 앤드루스대 등 우수한 재료기술을 보유한 연구 기관과 차세대 핵심 소재인 나노 재료 개발과 관련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스코틀랜드 경제개발공사 관계자는 “스코틀랜드경제개발공사와 스코틀랜드 국제개발청이 스코틀랜드의 선두적인 대학 및 업계 전문가들과 함께 연구개발을 이끌며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2만여 명의 졸업생들을 배출하는 13개 대학은 소프트웨어, 생명공학, 반도체, 자동차 공학 등의 첨단학과를 집중 육성하고 있고, 산학협동을 위한 다양한 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첨단학과를 중심으로 많은 연구개발과 실습이 이뤄지면서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그때그때 수급해주고 있다.

한편 스코틀랜드 왕립은행(RBS)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중국은행 지분 10%를 31억달러(약 3조2574억원)에 인수하는 등 중국 진출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제 아시아 등 신흥시장의 발전 가능성에 눈을 뜨면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런만큼 한국 기업과 대학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스코틀랜드에 진출, 산학협동이나 공동 연구, 학문개발 등에 힘을 쏟아야 한다.

한국 역시 잉글랜드로 대표되는 런던에 대한 투자뿐이 아니고 스코클랜드의 산학협동 성공사례 등을 벤치마킹, 한국의 현실에 맞게 취사선택 하며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

<인터뷰> WIT대학 제인 교수

산학협동이야 말로 기업과 대학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입니다. 기업들의 인턴쉽 제도는 단순히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것이 아니고 서로 상생의 원칙하에서 이루어집니다. 전 유럽을 통틀어 가장 효율적이고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는 중심지역인 중·남부를 담당하는 LIS(Locate in Scotland)와 북부 지역을 담당하는 HIE(Highlands and Islands Enterprise) 2개의 지역 개발청으로 크게 나뉘어져 있습니다.

현대 반도체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성사시켰던 LIS가 대내·외적으로 간판 역할을 하고 있고, 한국에도 오래전부터 자체 대표사무소를 두고 활발한 투자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대학들도 단순한 논문과 서적을 바탕으로 한 이론 수업이 아닌 실습과 토론, 상호 의견교환 등 액티브한 교수법을 통해 발전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아이디어와 기획력을 바탕으로 교수진의 노하우가 서로 맞물리면서 최상의 효과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산학협동은 하나의 트렌드가 아닌 필수부가결한 요소입니다.

경제의 근간이자 성장동력으로 기업들도 인정해주는 제도라 하겠습니다. 우리 대학도 앞으로 신힉협동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도록 정부, 경제개발청 등과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협조하겠습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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