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에너지소비 대응
기후변화와 에너지소비 대응
  • 김생기
  • 승인 2007.12.04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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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여수시가 2012년 세계엑스포 개최지로 선정되었다.

전국민의 염원과 정부의 총력외교가 결실을 맺은 쾌거였다. 이번 유치과정에서 무엇보다 눈길을 끈 것은 '지구환경'이 전면에 부각된 것이다.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바다에서 그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 여수의 손을 들어 주었다고 본다. '살아있는 바다, 숨 쉬는 연안'이란 주제가 선진국은 물론 기후온난화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개도국에게 크게 어필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이것은 세계가 이제 '기후온난화'를 생존을 위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고, 구체적인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일 것이다.

지금 세계 도처에서는 생태계가 변화되면서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지난 1917~1926년간 영하 15℃이하를 기록한 날이 해마나 10여일 이었으나, 1987년부터는 채 하루도 되지 않는다. 제주도에서만 나는 줄 알았던 감귤이 경남과 전남지역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서울한복판에서 바나나가 매달린 모습을 보게 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영향이 한반도도 예외가 아니란 실례들이다. 또한 중국내륙의 빠른 사막화는 황사피해를 수십 배 증가시키고, 스위스의 해발 1,050m 아래 스키장들은 20년 뒤에는 폐장해야 할 것이라 한다. 유럽과 아프리카에서는 사상최대의 폭염이 발생하는가 하면 남미에는 유례없는 폭설이 내리기도 한다. 지구 온도가 상승하면서 해충이 늘고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증가하고 있으며, '북극의 얼음'과 남태평양의 '투발루'라는 섬나라는 해수면 상승으로 50여년 후에는 아예 지구상에서 사라질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 모든 현상은 인류가 과도하게 화석에너지를 사용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화석에너지는 산업혁명 이후 삶의 질 고양과 현대문명을 가져온 결정적 자원이었으나, 온난화의 원인이라는 부작용도 인류에게 함께 주었다. 따라서 세계는 화석연료 감축으로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7년 교토의정서를 기점으로 최근까지 크고 작은 정상회담과 각료회의에서 감축을 위한 세부합의들이 속속 이루어 지고 있다. 올 6월에 열린 선진 8개국(G8) 정상회담에서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의 절반 감축을 합의하였고, 9월 APEC 정상회의에서는 21개국 정상들이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에너지집약도를 최소 25% 감축하기로 하는 '지구온난화 대책에 관한 정상선언' 등을 채택하였다. 또한 지난 10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아태 기후변화 파트너십 2차 각료회의에서는 아태지역 7개국 장관이 기후변화협력을 위해 UN 및 국제기구와 보조를 맞추기로 하였다.

우리나라는 '교토의정서' 채택 당시 의무대상국에서 제외되었으나, 오는 2013년에는 의무대상국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1990년부터 2004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이 2배 늘어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작금의 상황을 강 건너 불구경 할 수만 없는 이유다. 이에 따라 정부도 1999년부터 3개년씩 종합대책을 세워 대응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2005년 3차 종합대책부터는 9개 에너지 다소비 업종별로 기후변화 대책반을 편성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제는 정부 및 기업차원에서만이 아니라, 전 국민이 일상생활에서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시점이다. 우리가 주저하면 주저할수록 파괴된 환경을 되돌려 놓는 시간과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선진국과 같이 실내 난방을 섭씨 20도 이하로 낮추는 것을 생활화하자. 하루에 자동차를 3㎞씩만 덜 타도 1인당 약 1㎏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 한다. 경제규모가 세계 13위인 나라에 걸맞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합당한 관심과 노력을 이제는 범국민 차원에서 기울여 보길 기대해 본다.

김생기<대한석유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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