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해외선진항 르포 - 싱카포르(하)
③해외선진항 르포 - 싱카포르(하)
  • 김장천
  • 승인 2007.12.03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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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자동시스템 세계 환적물류 허브 우뚝
▲ 전세계 200여개 선사와 123개국 600개 항만이 연결돼 있는 싱가포르항만은 완전 자동화 환적물류시스템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물동량 처리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싱가포르항은 컨테이너 물동량 처리실적 세계 1위 항만에 ‘등극’했다. 올해도 이변이 없는 한 세계 1위를 고수할 전망이다. 가히 아시아 최대의 허브항(hub港·물류의 중심이 되는 항구)을 뛰어 넘어 세계 최대를 달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싱가포르항을 세계 1위의 컨테이너 항만으로 이끈 요인은 무엇일까. 이유는 화물을 옮겨 싣는다는 뜻의 ‘환적(煥積. transhipment)’이다.

파시르 판장, 브라니, 케펠, 탄종 파가 등 4개 항만을 이끌고 전세계 물동량의 5분의 1을 처리하는 싱가포르항은 환적화물 처리비중 85%에 달하는 환적항만이라 불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 200여개 해운회사가 싱가포르항을 드나들며 123개국 600개 항만과 연결된 최대 허브항이다.

이처럼 세계 최대의 컨테이너 물동량을 보유하고 있는 이곳을 독점운영하고 있는 곳이 PSA(싱가포르항만운영공사)다.

현재 우리나라 인천·부산 신항을 비롯해 벨기에, 인도, 네덜란드, 포르투갈 등 15개국 26개 항만의 운영에 참여하고 있고, 전세계 200여개 선사와 123개국 600개 항만이 연결돼 있는 것도 세계 최대다.

11월 16일 PSA 본사에 들어서자 처음 맞이한 것은 싱가포르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모형도였다. 이 모형도에는 파시르 판장, 브라니 등 싱가포르 전체 항만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 항만들은 섬으로 이뤄진 싱가포르 요소에 산재에 있었으며, 그 규모 또한 방대해 세계 최대 물류 중심지라는 명성을 그대로 보여줬다.

40층에 들어서자 관광지로 유명한 센토사 섬이 한눈에 들어왔다. 쉴새없이 오가는 케이블카 오른편에 파시르판장 터미널을 멀리서 보인다.

대형 크레인(겐트리크레인)이 바삐 움직이며 5∼6층으로 빽빽하게 쌓인 컨테이너들을 화물선에 옮겨싣고 있었다.

현재 2단계가 끝난 이곳은 오는 2012년께 마무리되면 연간 처리능력이 20% 정도 늘어날 것이다.

이 터미널 건너편에는 카지노 공사가 한창이다. 세계 최대의 물류도시에 머물지 않고 위락시설 등을 갖춰 ‘동양의 라스베가스’를 꿈꿔 보겠다는 싱가포르 정부의 복안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PSA는 지난해에 2천48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처리했다. 단일 기준으로 역시 세계 최고다. 올해도 지난해보다 10%이상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싱가포르항과 다른 항과의 가장 큰 차이는 환적 시스템에서 찾을 수 있으며, 완전 자동화 시스템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물동량 처리를 자랑하고 있다는 게 PSA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곳이 자랑하는 시스템은 ▲포트넷(Portnet)이라는 항만물류 정보시스템과 ▲컴퓨터통합 터미널 운영시스템(CITOS) ▲ 무인톨게이트시스템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환적항의 특성을 고려 항문운영의 중점목표를 효율성과 신속성·신뢰성에 둬 생산성을 제고한 결과물들이다.

포트넷은 PSA가 운영하는 싱가포르항과 선사·화주·운송업자 등 모든 이용자가 온라인으로 연결돼 있는 체제를 말한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은 서류나 방문 없이 업무를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화물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점 등이 있다.

컴퓨터통합 터미널 운영시스템(CITOS)은 항만 인력 및 장비 등의 사용을 최적화 실시간 가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운영체계이다. 예를 들어 특정 선박의 관련 정보를 미리 파악한 뒤 최적의 연결지점을 확보해 놓고 화물(컨테이너) 도착과 동시에 환적할 수 있는 배를 연결시켜주는 체제다. 수요자가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제공하는 것으로 생산부터 운송, 고객에 이르기까지 거래관계에 있는 모든 기업들의 정보통신(IT)과 정보공유를 통해 시장과 수요자들의 요구에 기민하게 대응토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Flow through gate(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흘러간다)’라고 불리는 무인톨게이트시스템도 눈여겨 볼만하다.

컨테이너 트레일러가 파시르판장 터미널에 도착하면 무인시스템을 통해 운전기사와 컨테이너·차량 정보를 확인한 후 들여보내 주는 시스템으로 포트넷을 통해 미리 서류작업을 해 놓으면 톨게이트에서 카메라로 트레일러와 관련된 정보를 인식한 후 무선호출로 포트 번호를 알려준다. 트럭당 통과 소요시간은 20여초에 불과하다.

크레인들이 쉬지 않고 컨테이너를 배에 싣고 내리지만 일하는 사람은 찾아 보기 힘든 것도 이 때문이다.

PSA 관계자는 “싱가포르항이 세계적인 물류허브로 성장한 배경에는 천혜의 입지조건 외에 항만노하우와 이용자를 생각하는 첨단 시스템을 들 수 있다”며 “앞으로도 세계 변화에 적극 대처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두에서도 수많은 겐트리크레인이 쉬지 않고 컨테이너를 배에 싣고 내리지만 사람을 찾아 보기 힘들다. 중앙관제실의 무인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처리되는 까닭이다. 중앙관제실에서 1명이 5개의 크레인을 제어할 수 있어 PSA가 보유하고 있는 크레인 44기를 10명 남짓으로 소화해낼 수 있다. 첨단 시스템 덕분에 PSA는 화주가 원하면 컨테이너를 하루 만에 처리해주기도 하고 일주일 정도는 부두에 무료로 화물을 보관해주는 서비스도 겸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화주가 원하면 1주일간 무료로 화물을 보관해 주고 신선도가 중요한 물품을 위해 별도의 냉장 컨테이너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고객서비스와 함께 초대형 선박도 쉽게 드나들 수 있는 평균 15m의 수심 등도 장점”이라며 “앞으로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부두의 대형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물류 유치를 위한 민·관의 유기적이며 적극적인 노력, 세계 일류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항만시스템의 적극 개발 등은 우리나라에서도 ‘동네가게(?)’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군산항의 현실정을 비춰보면 부럽기만 한 모습이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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