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8시30분. 군복을 입은 문희준이 국방부 서문을 나서는 모습에 팬들의함성은 극에 달했다. 팬들 앞에선 문희준은 결국 눈시울이 붉어지며 눈물을 훔쳤다.
“처음 입대할 때 웃으며 헤어지자고 말한 기억이 나요. 여러분을 다시 환하게 맞으려 했는데 이상하게 눈물이 나네요.” 함께 눈물을 훔치던 팬들도 “울지 마요”라고 소리쳤다. “제대하는 꿈을 10번도 넘게 꿨다”는 문희준은 “어제 첫눈 오는 걸 보면서 여러분 생각을 많이 해 잠을 못 잤다”며 “이제 콘서트를 하는데 ’군인 티’를 벗고 오랜만에 춤 연습을 하려니 힘들다”고 여유로운 농담도 던졌다. 팬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자 그는 “이제 여러분이 웃을 수 있게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이 자리에는 문희준의 어머니가 참석해아들의 전역을 지켜봤다. 이어 문희준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 응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2년 만에 제대하는 소감은. ▲정말 실감이 안 난다. 이틀 동안 잠을 못 잤다. ’오늘 나와서 어떤 말을 할까, 팬들이 많이 올까’ 걱정했다. 군복을 벗고 다시 연예인이 된다는 게 설렌다. 무척 좋다. --군대에서 어떤 보직을 맡았나. ▲원래 경기도 용인에서 운전병으로 있다가, 이등병을 마치고 일병을 달면서 국방부 소속 근무지원단 지원대대 홍보지원대 소속 병사로 근무했다. ’위문열차’란 프로그램을 맡아 장병들 위문공연을 다녔다. 전국 군부대는 안 간 곳이 없다. 처음에는 남자들 앞에서 노래하려니 어색하더라. 여자 가수들의 마음을 알겠더라(웃음).
--표정이 밝아지고 살이 많이 빠졌는데. ▲상병이 된 후 1년간 다이어트를 했다. 식이요법을 할 수 없으니 1년간 저녁을안 먹고 살을 뺐다. 휴가 나와서 친구들 만나니 많이 밝아졌다고 하더라. --연예인이 아닌 군인으로 산 2년간 어떤 생각을 했나. ▲훈련소에선 100% 부모님 생각이 났다. 어머니가 나와 군 생활을 거의 같이 했다. ’더 효도해야지’ 생각했다. 이후엔 팬들 생각이 많이 났다. 위문편지가 한 달에서너 가마니씩 와 휴가 나올 때마다 집에 갖고 갔다. 병장 때는 기자 분들이 생각나더라. 기자 분들과 좋은 얘기 나누면서 보내고 싶다(웃음).
--군입대 연령의 남자 연예인 누구나 그렇듯 군대를 안 가려 한다는 의혹도 받았는데. ▲난 군대를 안 가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 그래서 신체검사 1급 판정받은 서류를 들고 인터뷰를 한 적도 있다. 군대는 선택이 아니라 의무니까 우리나라 건강한 청년이라면 갈 때 되면 가야 하는 것이다. ---입대 후 안티 팬이 줄었다는 느낌 안 드나. ▲너무 오랜 시간 그런 고민에서 벗어나 있었다. 안티 팬으로 인해 내 주위의 많은 분들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안티 팬이 줄었다니 참 기분 좋은 말이다. 감사하다. --그룹 H.O.T 시절 동료인 장우혁이 최근 입대했는데 조언한다면. ▲’금방 끝난다, 금방 돌아온다’고 얘기하고 싶다. 가기 전 주의사항을 많이 알려줬다. ’각개전투할 때는 군복 속 팔꿈치에 양말을 잘라 껴라’ 등등. 우혁이는 남자다워서 훈련도 잘 받을 것이다. 퇴소 후에 술 한잔하며 얘기하기로 했다. 빨리 보고 싶다. --앞으로 계획은. ▲12월29~31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콘서트를 펼친다. 팬들과 먼저 만나고 싶기 때문이다. 소속사(싸이더스HQ)도 정했으니 이제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