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신인' 강성민 "데뷔 10년 만에 꿈 이뤄"
'중고 신인' 강성민 "데뷔 10년 만에 꿈 이뤄"
  • 박공숙
  • 승인 2007.11.19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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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5%로 출발한 SBS TV 일일극 ‘그 여자가 무서워’(극본 서영명, 연출 정효)가 방송 한 달 만에 두자릿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런 인기의 뒤에는 서영명이라는 개성 강한 이야기꾼이 자리하고 있고 주연들의 고른 호연이 있다.
그런데 이들 주연 중 낯선 이가 한명 있다. 남자 주인공인 강성민(28)이 그렇다. 사실 강성민은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그런 인물이다. 1997 년 고3 때 데뷔해 2년 여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게스트와 MC로 종횡무진했으니 당시10~20대들에게는 유명했다.
 3인조 발라드 그룹 우노의 멤버로 활약하기도 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활동은 뜸해졌고 2002년에 군에 입대하면서 강성민이라는 이름은 급변하는 연예계에서 사라졌다. 그런 그가 10월 첫 방송을 내보낸 ‘그 여자가 무서워’의 남자 주인공을 꿰차고 화려하게 복귀한 것. 경기도 고양시 탄현 SBS 스튜디오에서 만난 강성민은 “데뷔한 지는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신인”이라며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며 웃었다.
강성민에게 ‘그 여자가 무서워’는 과장을 좀 보태면 ‘하늘이 내린 기회’다. 지난 세월 ‘연예인’이긴 했지만 ‘연기자’라고 부르기에는 이렇다 할 출연작이 없었던 그에게 단숨에 주어진 일일극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처음에 오디션 보러 오라는 제안을 받았을 때 놀랄 따름이었죠. 하지만 욕심을낸다고 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그 당시만 해도 감히 제게 이런 역이 주어질까 싶었어요. 그래서 오히려 편하게 오디션을 봤어요.” 그렇다고 100% 운만 작용한 것은 아니다. 그는 2005년 제대 후 극단 신화의 단원으로 대학로에서 밑바닥부터 다졌다.
그러면서 9월 KBS 단막극 ‘이중장부 살인사건’에 출연했는데 이 작품이 호평을 받으면서 방송 다음날 ‘그 여자가 무서워’ 제작진의 오디션 콜을 받았다. “제대 후 1~2년 쌓아온 것이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10년 전에는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데뷔하면서 보여드릴 게 없었는데 오히려 지금은 방송을 쉬면서 준비한게 쌓여 좋은 기회도 만난 것 같습니다.” 강성민이 지난 10년여 연기자로서 기회를 잡지 못했던 데는 그의 어려 보이는 얼굴이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했다.
 이번에도 그가 유선의 상대역으로 연인을 차갑게 배신하는 역에 캐스팅되자 많은 시청자들이 그의 동안(童顔)을 문제삼으며 이의를 제기했던 것이 사실. 하지만 방송 한 달이 지난 현재 ‘그 여자가 무서워’의 김영섭 책임프로듀서는 “ 강성민의 눈빛 연기가 아주 좋다. 남자 주인공을 맡기며 우려도 많았지만 기대 이상으로 감성 연기를 잘 펼쳐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작가 선생님도 제가 동안이고 키가 작고 왜소하다는 점 때문에 걱정을 하셨다고 해요. 예전부터 ‘난 왜 나이가 안 들어 보일까’에 대해 무척 고민을 했어요. 주변에서도 ‘넌 좀 삭아보여야 한다’며 술을 많이 마시라고 할 정도였어요. 정말 별짓다해봤죠. 하지만 군대 가기 전에 깨달았어요. 백날 고민해봤자 안되는 건 안되는 거라는 것을 말이죠.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매진하자고 결심했죠. 기본적으로 연기를 잘하면 다 해결되는 거 아닐까요.” ‘그 여자가 무서워’에서 그가 맡은 경표는 한마디로 모든 여자의 적이다.
조건 좋은 여자와 결혼하기 위해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채 교통사고를 당한 연인 영림(유선)을 버렸기 때문. 그것으로도 모자라 영림을 파멸시키기 위해 계속 나쁜 짓을 한다. “엊그제 방송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긴장을 했어요. 영림이가 경표에 대한 복수를 시작하는 내용이었는데 뻔히 대본을 다 봤으면서도 긴장되는 거 있죠(웃음). 그만큼 제 자신이 경표라는 인물에 푹 빠져있는 것 같아요. 악역을 맡은 이상 더 나쁘게 보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반성하고 있습니다.” 강성민은 데뷔 10년 만에 연기자로서 꿈을 이룬 것에 대해 “너무 빨리 기회가 온 것 같다”며 겸손해했다.
 “예전에 했던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제 능력이나 의지보다는 상황 논리로 모든 게 돌아갔다면 이제는 제 힘으로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만약 이번에 기회를 잡지 못했어도 그건 제가 아직 준비가 덜 된 탓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이번에 주어진 악역을 최선을 다해 해내겠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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