⑨ 드러난 뭍과 갯벌변화
⑨ 드러난 뭍과 갯벌변화
  • 정재근
  • 승인 2007.11.14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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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조제 완공이후 갯벌기능 급격히 감소
새만금지구에는 208㎢의 갯벌이 분포돼 있다. 전체 사업지구 면적 401㎢의 51%를 차지할 만큼 넓은 면적이다. 갯벌이란 바닷물로 운반되는 모래나 점토의 미세입자가 파도가 잔잔한 해역에 오랫동안 쌓여 생기는 평탄한 지형을 일컫는다. 밀물 때에는 물속에 잠기나 썰물 때에는 공기중에 노출되는 것이 특징이다.

새만금방조제 완공 이후 내부개발사업이 본격화되고 민물 담수호 작업이 완료되면 배수갑문 인의 방조제 내측 일부를 제외한 방조제 내측의 갯벌은 사실상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그동안 새만금사업 추진과정에서 ‘갯벌보전이냐 개발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방조제 완공 이후 어떤 갯벌 변화가 일어났을까? 또 뭍으로 드러난 갯벌면적은 얼마나 되고 물에 잠긴 면적의 변화와 이곳에서의 어패류 서식 변화 등을 알아 보고자 한다.

본보는 새만금방조제 완공 이후 뭍으로 드러난 갯벌과 물에 잠긴 갯벌의 변화를 중심으로 취재 보도한다.

새만금방조제 내에의 갯벌은 크게 분류해서 해창갯벌, 계화도갯벌, 광활갯벌, 심포갯벌(거전 포함), 내초갯벌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 갯벌은 만경강과 동진강이 만들어낸 하구갯벌이다. 이들 갯벌에는 희귀한 생태계로 바다와 육지와 중간지지이며 특히 새만금은 하구생태계로서 그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수많은 생물이 살아가는 서식처이자 주변 연안 해역을 깨끗하게 지켜주는 자연 정화조로서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었으며 또 관심을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새만금 내부개발사업이 되면 이들 갯벌은 거의 볼 수 없게 된다. 강 유역의 갯벌은 농지 등 내부개발로 사라지고 거전마을과 계화도 앞쪽과 만경강, 동진강 중간에 위치한 갯벌은 담수호로 변하기 때문에 육안으로 갯벌은 볼 수 없게 된다.

갯벌에서 이뤄지는 수산업은 생선을 잡는 어업과 어패류를 채취하는 어업, 그리고 양식어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된 이후 갯벌에도 큰 변화가 일었다. 또 갯벌에서의 맨손어업이 급격히 줄고 양수기 등을 동원한 선박어업이 증가했다.

우선 갯벌이 해수유통에 따라 공기중에 노출되는 면적은 조금 차이는 있지만 갯벌 변화형태를 보면 ▲아예 대지처럼 육지화된 갯벌과 ▲매일 물에 잠긴 갯벌 ▲경사도가 낮아 촉촉이 젖어있는 갯벌 등 3종류로 구분되고 있다.

육지화된 갯벌은 해수유통에도 불구하고 물이 고이지 않고 바닷물이 미치지 못해 갯벌이 굳어 있으며 차량이나 트랙터 등이 통행해도 지장이 없을 정도로 변했다. 사실상 갯벌의 기능을 상실한지 오래되었다. 이곳 갯벌 속에는 이미 어패류는 폐사되고 껍데기만 남았으며 갯벌 층도 3등분 되어 있었다. 상층부는 방조제 완공 이후 염분이 빠진 미세입자의 점토가 10∼15㎝ 두께 만큼 쌓여 있었다. 중간부는 다소 섞은 갯벌처럼 시꺼멓게 퇴적작용이 일어나고 있으며 하층부는 본래 살아있는 갯벌 하층부의 색깔을 띠고 있었다.

이들 표층에는 함초 등 해양식물들이 살고 있으며 강한 생명력 속에 빠르게 번식지고 있다.

또 사실상 매일 물에 잠겨 있는 갯벌의 경우 방조제 완공으로 조수간만의 차가 없는데다 급류도 없어 많은 어패류가 서식하기에 좋은 환경이 되었다는 게 어민들의 주장이다. 또 어민들은 24시간 바닷물이 잠기면서 종패 서식환경이 양호해져 어패류 생존밀도가 매우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공기중에 드러난 갯벌에 살던 패류가 담수 갯벌쪽으로 이동해 몰리면서 현재 패류 서식 밀도가 높아 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주류 약화로 인한 백합, 동죽 등 패류 감소현상이 일고 있다고 밝혀 상반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아무튼, 물에 잠긴 갯벌만이 현재로선 갯벌의 기능을 하고 있는 셈이다. 갯벌이란 만조 때는 물에 잠기지만 간조 때는 공기 중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간조시에 노출되는 모래나 펄 바닥의 평탄한 해저를 갯벌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조차가 커야 한다. 이런 점으로 미뤄볼 때 갯벌의 기능을 할 수 있는 면적이 새만금방조제 완공 이후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현재 물에 잠겨 있는 갯벌도 바닷물 유입량보다 만경강, 동진강 상류지역에서 많은 양의 민물이 유입되면서 갯벌의 기능성 측면에서도 저하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힘없는 갯벌로 변해 가고 있다.

특히 경사면이 완만하면서 일부 갯벌기능을 하고 있는 지역은 담수호수내 계화도 및 거전마을 앞부분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곳에서는 백합과 동죽 등이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민물과 해수유입 정도에 따라 갯벌이 물에 잠겼다가 공기중에 드러났다 하면서 폐사된 어패류도 많아 졌다. 갯벌의 본래 기능이 현격히 떨어지고 있다.

이 지역은 살아있는 어패류와 폐사한 어패류 등이 혼합돼 여름철 무더위 땐 패류집단 폐사가 불가피해 앞으로도 수질오염의 요인이 될 수 있다.

갯벌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그레를 통한 맨손어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담수된 갯벌에서의 어선조업은 주로 백합과 망둑어잡이 등으로 한정되고 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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