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명품-삼례 딸기
전북의 명품-삼례 딸기
  • 박명규기자
  • 승인 2000.03.07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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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맛과 향 전국제일, 농가소득에도 큰 기여
전주에서 완주군 삼례 톨게이트 쪽으로 곧데 뻗은 도로를 대닫다
보면 갑작스런 모습에 놀라게된다.
양쪽으로 넓게 펼쳐진 비닐 하우스가 흡사 바다를 연상케해 길을
잘못 들었나 싶어서다.
그러나 이 비닐하우스에서 매일 아침 쏟아져 나오는 싱싱한 딸기맛
을 보면 또한번 놀라게 된다.
딸기면 다 같은 딸기가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삼례 딸기만
의 독특한 빛깔과 향, 맛은 단연 감탄사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그윽한 단맛과 상큼한 신맛, 거기에 은은한 향까지 삼례딸기의 맛
과 향기는 단연 일품이라는데 누구도 주저하지 않는다.
품종개량을 다투며 대부분의 딸기가 단맛을 더하고 신맛을 줄여 딸
기 고유의 맛을 잃어버렸지만 "삼례 딸기만은 고유의 맛에 단맛과
향기를 더한 품종(육보)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라는게 삼례
농협 박병진(朴炳珍) 부장의 설명이다.
삼례 딸기는 특히 먹음직스레 크기도 크면서 고유의 맛을 잃지 않
아 상품성 또한 높게 평가받고 있다.
저장성이 뛰어나 2-3일은 너끈히 견딜수 있어 싱싱한 모양 그대로
맛을 즐길수 있어 전국에서 앞다투어 주문을 하고 있다.
속칭 삼례 딸기단지에서 재배되는 딸기는 참여농가수로 따져 5백
여 농가.
농가에 따라 규모가 다르긴 하지만 15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를 적
게는 1동에서 10여동까지 재배해 재배면적만도 40여만평에 달한다.
단지규모와 생산량으로도 전국 으뜸을 넘보는 규모다.
삼례가 전국적인 딸기단지로 자리잡은것은 지난 85년께부터다.
당시 10여가구가 부업삼아 딸기를 기르던것이 불과했으나 이곳이
딸기재배에 적합한 토질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농가수가 불어 10
여년사이에 전국 최대규모를 넘보게 된것.
이곳은 사질토로 딸기가 자라기에 적합할 뿐 아니라 수리시설이 잘
돼 물관리가 쉬운 장점을 가진 지역.
더구나 전주와 익산, 대전등 대도시와 가까워 저장성이 떨어지는
딸기를 재배하기에 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토질과 지리적 위치보다도 삼례 딸기가 오늘의 명성을 이룩
한것은 삼례농협과 이봉선조합장의 피나는 노력이 숨어있다.
삼례 농협은 쌀농사를 지어서는 타산이 맞지 않다는 생각에 당시
10여가구에 불과한 딸기농가를 토대로 주변 주민들을 설득해 재배
농가와 면적을 늘여갔다.
농한기에 벌면 얼마나 벌겠다고 딸기농가를 짓느냐는 농가의 핀잔
도 무성했다.
그러나 농협과 이조합장은 전국을 돌며 딸기 재배기술을 배우고 국
내외의 내노라하는 전문가를 초빙해 딸기에 관한한 전국최고를 생산
해보자는 집념을 꺾지 않았다.
딸기농가가 늘기 시작하자 84년부터는 계통출하로 판로확보에 나섰
으며 파이프와 비닐등 딸기농사에 필요한 자재를 무상 또는 장기무
이자로 지원했다. 제값을 받기 위해 무전기를 사서 전국 시장의 값
을 일일히 체크하는가 하면 전국의 도매시장을 누비며 삼례딸기의
맛과 향을 알리는데도 열성을 보였다.
농가와 농협의 노력은 엄청난 소득과 밀려드는 주문, 전국 최고를
자랑하는 맛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
이곳에서 딸기 농사로 벌어들이는 소득도 연간 70억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IMF의 어려움에서도 매출이 줄지 않았으니 "IMF가 무엇인지 모르
고 지낼정도"였다는게 허풍이 아닌셈이다.
생산되는 딸기는 전량 도내 대규모 공판장은 물론 서울과 인천, 충
청등 전국 10여개 도매시장으로 팔려나가고 있다.
몇해전부터는 아예 삼례 딸기축제가 열려 3일간의 축제기간 하루 2
만명 가까운 인파가 몰리고 도로를 따라 늘어선 70여개 직거래 장터
에서 팔리는 판매액만도 전체 생산액의 30%를 웃돌 정도다.
올해도 이미 출하가 시작돼 전국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으며
작황마저 좋아 지난해 매출보다 5억원이 늘어난 75억원을 목표로 하
고 있다.

인터뷰 이봉선삼례농협 조합장
"처음 시작할때만 해도 논농사만으로는 안된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이렇게 전국 최고의 딸기단지가 되고보니 더 큰 욕심이 생깁니다"
지난 85년 조합장 취임과 함께 오로지 삼례 딸기의 터전을 다져온
이봉선(李奉善)조합장은 자나깨나 딸기 생각뿐이다.
딸기를 안했으면 아마 요즈음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입니다.
고소득 작목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온갖 반대와 어려
움을 무릅쓰고 딸기농사를 권장해왔다는 이조합장은 삼례 지역 논
밭 전체를 딸기밭으로 뒤덮을 때까지 딸기농사를 권장할 생각이란
다.
삼례는 딸기 농사를 짓기에 좋은 토질과 지리적 조건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전국 최고의 재배기술을 터득한 이상 "이보다 좋은 소득
작목이 없다"는게 이조합장의 생각.
실제 삼례 딸기는 전국 평균 생산량의 3배를 웃돌정도로 소출이 많
고 독특한 맛과 향은 어느곳에서 흉내낼수 없다는게 대체적인 평가
다.
더구나 일찍부터 물을 뿜어올려 온방을 하는 이른바 수막재배로 기
름값과 자재값이 적게 들어 부가가치면에서도 전국 최고다.
이 조합장이 농협의 모든 역량을 딸기에 쏟아붓는것은 또한 다른
과일에 비해 가격진폭이 적어 노력한 만큼 소득을 올릴수 있다는 믿
음 때문이다.
감귤값에 가장 민감하긴 하지만 지난 15년동안 한번도 값이 폭락하
거나 폭등한 일이 없을 정도로 가격이 안정되고 비타민 C가 풍부하
고 피부미용에도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소비가 늘고 있다는것.
삼례 농협은 딸기농가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농수축협 파동에도 오
히려 수신이 늘고 경영실적마저 좋아 타조합에 비해 많은 환원사업
을 하면서도 무려 15%라는 놀라운 배당을 기록하기도 했다.
<메일>mkpark@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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