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의 보루가 파출소인데
치안의 보루가 파출소인데
  • 승인 2000.06.0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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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경찰청이 도내 18개 파출소에 대해 분소화, 통합 및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이른바 소규모 파출소 통폐합은 일반조장행정이나 복지분야 쪽의 혜택에서 상대적 차별을 받고 있는 오지농촌이나 작은 어촌,섬지방이 치안이라는 기본권적 수요에 있어서도 편파성을 받게 되는 대단히 불균형적 시책이란 점에서 이의 재고를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오지나 농촌지역은 최근 인구가 줄어들고 폐가가 늘어나는 데다 노령화 현상이 극점에 달하고 있어 평소의 치안수요는 적다고 하지만 갑작스럽게 닥치는 인명 및 재산피해가 오히려 무시 못할 지경이 되고 있는 면을 간과할 수 없다. 한번 사고가 나면 그 피해가 치명적이 되고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만 할 계제라는 인식이다.
더구나 교통,통신의 발달은 그것 자체 문명의 이기임에 틀림없기는 하지만 오지나 벽지의 경우 외부인의 출입을 빈번하게 하고 물류유통과 같은 편의성을 증대하는 한편으로 범죄의 유입이나 공해, 환경파괴 등 현대적 병질들을 심각하게 유포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이 파출소 통폐합으로 느슨해질 것임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하겠다.
농어민들의 생계보존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기능으로 유지돼야 할 필요가 있다. 현실적으로 농촌의 곡식,과일도둑이나 가축도둑들이 시도 때도 없이 설치고 있는 상황을 겪어 오고 있다. 농가의 곡식도둑은 비록 도시의 그것에 비해 액수로는 작을지라도 일년 농사를 거덜내는 일이고 다음해 생산까지 다른 수단에 생계를 유지하도록 하는 악질적 범죄이다. 이런 범죄발생이 빈번해진 것은 시골의 인구와 가옥은 뜨막하나 반대로 도로는 좋아진 관계로 도주로 등 좋은 범죄환경 제공 때문임은 물론이다.
전북해안지대는 요사히 밀입국자와 밀수거래, 마약 루트등 새로운 유형의 치안요소를 유발하고 있다. 한 때 군초소가 있어서 해안경계 경비에 주요 역할을 하던 상황도 폐지되고 전적으로 경찰의 업무로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업무의 최일선을 담당하는 파출소의 존재는 양적,질적 증대 요구가 더 높은 현실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의 치안정책도 현장중심, 사건위주의 기동성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진척되고 있는 경향이다. 그 핵심이 파출소 같은 일선조직의 활성화에서 온다고 할 수있다. 파출소 통폐합은 바로 이런 경향과도 배치하는 조치가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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