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남북 국방장관 회담
첫 남북 국방장관 회담
  • 승인 2000.09.2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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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후 첫 남북 국방장관 회담이 25일부터 이틀간 제주도에서 열리고 있다. 이와 함께 남북 경제협력의 제도적 장치 마련을 목적으로 하는 제1차 남북 경제협력 실무자 접촉도 어제와 오늘 서울 남북회담 사무국에서 열리고 있다.
매우 중요한 의의를 지닌 남북관계의 두 회담이 제주도와 서울에서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는 데서 큰 의미를 부여해 주고 있다. 이것은 바로 6,15 남북 정상간에 이뤄진 공동선언에 입각한 실천적 상호신뢰 구축의 일환이라는 데서도 그 뜻은 각별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남북 첫 국방장관 회담은 그동안 첨예화한 군사적 대립에서 처음 남북 군사 최고 책임자가 자리를 같이 한다는 사실에서 우리 분단사의 새로운 이정을 장식하는 또하나의 획기적인 일로 평가되지 않을 수 없다. 김일철(金鎰喆) 북한 인민무력부장을 수석대표로 하는 북측 대표단 13명이 24일 오후 3시, 판문점을 통해 군사분계선을 넘어 입국한 사실도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 진다.
이날 우리측 조성태(趙成台) 국방장관과 김일철 북한 인민무력부장 간의 양측 국방장관 회담은 우선 경의선(京義線)복원과 개성~문산 도로개설 문제를 1차적으로 논의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즉 경의선 복원과 도로개설에 따른 남북 양군의 협력관계다. 이밖에 우리 측 요구이기도 한 남북간의 군사적 신뢰를 쌓기 위한 여러 방안들은 다음 국방장관 회담으로 미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번의 첫 남북 국방장관 회담이 6,15 남북 공동선언 정신에 입각한 경의선 복원을 위한 남북 군사적 협력관계가 위주일 수는 있다. 그러나 어떻게 이뤄진 남북 국방장관 회담인가. 경의선 복원이나 도로 개설에 따른 협력방안의 모색으로 이 회담을 국한하기에는 이 첫 남북 국방장관 회담이 너무나 희석된 감을 불식할 수 없다. 기왕 남북 국방장관들이 만난 김에 남북의 군사적 긴장을 풀고 군사적 상호신뢰를 구축하는 남북 군사전화 핫라인 개설이라든가 상호 군사훈련 참관이나 부대 이동 등이 구체적으로 협의됐어야 하는 아쉬움을 낳고 있다. 그것은 6,25 후 평화적인 의미의 남북 첫 군 대좌(對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첫 남북 국방장관 회담을 계기로 제2, 제3의 회담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그것이 군사적 대결시대를 종식시키고 군사적 상호신뢰를 쌓는 길이며 그것이 곧 역사적 6,15 남북정상 간의 합의정신을 이행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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