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고산성]未堂 시문학관
[남고산성]未堂 시문학관
  • 승인 2000.11.1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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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렀나보다/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천둥은 먹구름 속에서/또 그렇게 울었나보다/그리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머언먼 젊음의 뒤안길에서/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서/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이고장이 낳은 한국 대표적 시인 미당 서정주(徐廷柱)의 "국화 옆에서"다.
▼미당은 1915년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에서 태어났다.올해로 85세를 헤아리니 나이 드신노인이다. 고향마을 선운리 길마재는 바닷물과 민물이 서로 몸을 섞는 장수강 너머로 선운사가 있고 드넓은 갯펄로 펼쳐진 줄포만 건너에는 황소마냥 길게 돌아누운 변산반도가 눈에 들아온다. 이곳에서 그는유년기와 청년기의 일부를 보내며 한국시단의 대몽을 꿈꿨다.
▼시력(詩歷) 7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15권의 시집과 1천여권에 이르는 주옥같은 시를 남겼다. 명실상부한 한국시단의 최고봉. "언어의 연금술사" "시인들을 신민으로 거느린 시왕국의 황제" 심지여 시성(詩聖), 시선(詩仙), 살아있는 시신(詩神)으로 까지 불리는 현란한 수사들이 미당의 시세계를 말해준다.
▼그는 벌써 몇번이나 노벨문학상 후보로 추천된바도 있다. 미국, 일본 등 7개국 언어로 작품이 번역되어 읽히고도 있다. 어쩌면 한국 현대문학이 내세운 한국 최고 시인의 면모로서 바로 그의 이름이 아닌가도 생각된다. 그 미당선생이 최근 부인 방옥숫 여사를 여의시고 큰 실의에 빠진채 자신의 건강마저 나빠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미당의 고향인 고창군이 그의 소장품과 문학자료를 전시하는 "미당 시문학관"이 내년 봄, 문을 연다는 소식이다. 고창군 부안면 선운리에 세워질 시 문학관은 10억원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전북 최초의 시문학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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