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승락(12 익산 금성초등학교 6학년)군은 더이상 아버지를 위해 기도를 할 수 없게 됐다.
승락이에게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이라는 몹쓸놈의 병마가 들리닥친것은 지난 10월.
쇠약해져 가는 몸을 병상에 의지한 채 하루에도 몇 번씩 의식을 잃어버리곤 하는 승락이를 바라보는 아버지 한창운(42)씨의 마음은 천갈래 만갈래 찢기는 듯 하다.
생활보호대상자인 한씨는 자신도 오랜동안 병마에 시달려온터라 어린 아들을 제대로 거두지 못한 죄책감에 밤잠을 이루지 못하기 일쑤다.
아버지의 기나긴 투병생활로 인해 오래전 엄마 마저 가출, 남들처럼 엄마사랑은 물론 좋아하는 자장면 한번 맘 놓고 먹질 못했던 승락이 였다.
그래도 승락이는 학교에서 돌아오면 빈 병들을 주워 모아 한 쪽 구석에 차곡차곡 쌓아놓고 비누라도 바꿔 쓸만한 돈이 되기를 손가락으로 셈해 볼 정도로 밝고 꿋꿋하게 자라왔다.
공부도 곧 잘하던 승락이가 몹쓸 병에 걸려 학교에 나오지 못하자 같은반 친구들도 고사리 같은 손으로 성금을 모아 정다운 친구 승락이의 쾌유를 기원하고 나섰다.
그러나 수천만원에 이르는 승락이의 수술비에는 턱 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친구들은 승락이가 하루빨리 건강해져 함께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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