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고산성]한장 남은 달력
[남고산성]한장 남은 달력
  • 승인 2000.12.1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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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상으로 볼때 달력이 나온 것은 서양보다 1백여년이 앞선것으
로 되어 있다. 태종초 1400년 명나라가 주변 나라들을 예속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자기네들이 만든 달력을 널리 배포시키고 그 달려에
준하여 생활이나 각종 의례를 통제하는데 활용했던 것이다.
▼관상감에서는 이 달력을 복제하여 문부백관과 지방수령들에게 사
용하도록 하였고 이 달력에 기준하여 가문의 제삿날이나 그날 해야
할 농사일을 했다. 그리고 그날의 운세와 그날 마련해 두어야 할 음
식, 약 등을 상세히 적어 배포했던 것이다.
▼특히 달력에는 점성으로 운수판단을 할 수 있게 돼있으며 계절따
라 다른 음식이나 임산부의 몸조리하는 법, 아기를 기르는 법도 적
혀있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병에 걸리지 않는 방법, 약을 쓰는 법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여러가지가 적혀 있어 생활백과사전의 구실
을 하였다. 또 가장 초보적이고 원시적인 달력이라 할 수 있는 매듭
달력이 일제때 까지만해도 우리 농촌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달
력이다. 매듭울을 하나씩 풀어가며 날짜를 헤아리고 가늠해갈 수 있
는 달력이었다.
▼우리 선조들이 즐겨쓰던 달력은 이렇게 농사와 생활백과에 대한
흥미로운 지식이 많이 적혀 있었다. 물론 서양의 달력도 동양의 달
력과 같이 대부분 생활문화를 집약한 달력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달력이 썰렁하게도 문화성을 잃어갔다. 그
나마 경제난으로 크게 줄어들고 있기는 하지만 2000년 마지막 남은
12월 달력 한장이 더욱 처량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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