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두 나라에 "부패의 고리"라는 단서를 붙인 것은 축출과 축출의 징후가 농후한 두대통령이 모두 부패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총리도 자신은 부패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하나 21년간 말연(聯)을 통치한 장기집권이 "유죄"부문이다. 장기집권은 독재가 그 전제이며 독재라는 절대권력은 절대부패를 수반한다는데 있다.
▼이들 두 나라(인니,필리핀)에 독재의 고리를 더 강조하는 것은 전임자의 부패로 정권이 붕괴, 축출되는 시민혁명을 맞았기 때문이다. 필리핀의 경우 15년 전 마르코스 대통령이 독재의 권좌에 있으면서 필리핀을 온통 들어먹다 시피 부패를 일삼았고 축출운명에 있는 와히드의 직전 수하루토 대통령도 족벌, 부패로 쫓겨난 장본인이다.
▼독재와 부패는 하늘이 노여움을 사기 전에 국민이 용서치 않는다는 것이 동서고금의 진리다. 한데도 어리석은 독재자나 부패자가 이를 감행한다. 엊그제 피플파워(시민혁명)로 쫓겨난 필리핀 에스트라다와 풍전등화의 정치생명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와히드에서 그런 역사의 교훈을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그런 관점에서 21년 장기집권의 말레이시아 마하트리 총리도 요즘 곤욕을 치루기는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역시 장기집권의 절대권력은 절대부패로 통한다는 역사의 전철때문일 것이다. 아직도 아시아 권에서만 이런 정치 후진성을 탈피 못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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