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상공고 이색 졸업식 눈길
강호상공고 이색 졸업식 눈길
  • 남형진 기자 김정현 기자
  • 승인 2001.02.13 1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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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323명의 졸업생이 두 손에 촛불을 들고 입장한 고창 강
호상공고 졸업식장은 촛불잔치를 연상케했다.
디귿자 모양의 대형 촛대에 꽂혀진 촛불 밑으로 정든 교정을 떠나
는 선배들의 장도(壯途)를 기원하는 후배들의 메시지가 빼곡히 매달
려 있었다.
"뒤를 돌아봐도 후회없는 삶을 만드세요", "언제 어디서나 꼭 필요
한 사람이 되세요"
사회로 진출하거나 대학으로 진학하는 선배들의 앞날을 축복하는
글귀에서 선후배간의 끈끈한 정이 넘쳐났다.
단상위에 올려진 소나무와 대나무는 꿋꿋한 기상과 지조를 상징하
며 졸업생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는 강호상공고 졸업식장에 촛불이 등장한
것은 지난 82년 제1회 졸업식부터.
자신의 몸을 불살라 주변을 밝히는 촛불처럼 사회에 진출해서도 희
생정신을 바탕으로 봉사의 미덕을 실천해 우리사회에 밝은 등불이
되라는 깊은 의미가 담겨져 있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졸업장과 함께 충효수련장도 전달됐다.
고교생활 3년동안 충(忠)과 효(孝)를 기본으로 생활해온 학생들에
게 그 중요성을 재차 인식시키기 위함이었다.
또한 학창시절 추억이 담긴 졸업앨범에는 지난해 봄 사부자(師父
子)가 함께 가졌던 효도와 순결서약서도 포함돼 자신들과의 약속을
고이 고이 간직토록했다.

'졸업논문 우리도 썼어요'
23명이 졸업하는 익산의 한 작은 시골학교에서 앨범을 대신해 졸업
논문집을 발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6일 졸업식을 앞둔 익산성북초등학교는 6학년 형.누나들이 쓴 글
을 하나로 묶어 졸업논문집 창간호를 발간했다.
빛바랜 사진 한장에 추억을 더듬어 보았던 시절. 누구나 사진 속
에 담긴 우스깡스럽고 촌스럽기까지한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깔깔대
며 웃어 본 기억이 있다.
하지만 성북초등 졸업논문집에는 졸업생의 단체사진과 함께 친구들
의 생각까지도 가늠할 수 있는 졸업논문까지 실려 기쁨을 더해주고
있다.
이번 졸업논문은 교사가 예시논문을 작성해 지도한 후 학생들 스스
로가 논문주제를 선정, 모든 작업을 자신의 힘으로 했다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
인터넷과 서적을 뒤적거리며 조사연구를 거듭한 끝에 졸업논문을
탈고하면서 학생들은 논술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되는 덤을 얻기도
했다. 학생들의 논문주제는 '우주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
까'를 비롯해 코흘리게 1학년부터 5학년까지의 글과 시는 물론, 교
정을 떠나는 언니.오빠들에게 당부하는 의젓한 편지도 담겨있다.
전순용 익산성북초등교장은 "학생들이 과연 해낼 수 있을 까하는
의구심이 들었으나 끝내 잘 소화해 주었다"며 "이번 졸업논문을 통
해 학생들의 무한한 잠재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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