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신라시대에 탑(塔)돌이라 하여 보름달 밤에 사녀(士女)들이 밤새우면서 탑 주위를 돌다가 한 남자와 세번만 눈이 맞으면 서로 짝을 맺게되는 젊은 남녀들이 기다리는 날이 있었다. 조선 팔도의 도당굿날에도 눈이 맞으면 사랑이 맺어졌다. 또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칠석날에는 총각들이 처녀가 있는집 담을 넘어가다 붙들려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런 풍속이 한국판 발렌타인 데이가 아닌가 싶다.
▼오늘은 여자가 남자에게 초코릿을 선물하면서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다. 이처럼 초코릿이 사랑의 매개체로 이용되고 있는 것은 초코릿의 달콤함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발렌타인과 사랑의 고백과는 무관하지만 일본의 상술에서 우리나라에 발렌타인데이가 건너왔고 많은 변형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신세대들은 생일보다 중요하게 기다리는 날이 되고 있다.
▼정보화사회에 들어서면서 사이버 세상은 온통 발렌타인데이 관련 행사로 부산하다. 여성 포털인 여자와 닷컴은 이 사이트를 통해 물건을 산 고객 1천명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전광판 러브레터 행사를 열고 이코인은 1명에게 뉴비틀을 2박3일동안 빌려 주고 데이트 비용까지 주며 캐비커뮤니케이션은 '화려한 싱글 공모전'을 주제로 이색 이벤트를 연다. 세상 많이 변해가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저작권자 © 전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