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과 슈퍼리그 배구 3차대회 경기가 선수
들의 지각 도착으로 지연되는 사태를 빚었다.
이에 대해 구단측에서는 폭설로 인해 선수들을 태운 버스가 제때 도
착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천재지변으로 인한 불가피성을 내세웠으
나, 주최측은 악천후를 감안해 보다 일찍 서둘렀어야 한다며 구단
측에 지연의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다.
<프로농구> 이날 오후 장충체육관에서 속개된 여자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 2차전은 삼성생명 선수들이 경기장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경기 시작이 25분간 지연됐다.
삼성생명은 서초동 숙소에서 구단 버스로 체육관을 향해 출발했으
나 이태원 부근에서 폭설로 인한 교통 체증에 걸려 원래 경기 시
작 시간인 2시15분께 가까스로 도착했다.
교통 체증이 풀리기를 기다리다 포기한 삼성생명 선수단은 버스에
서 내려 도보로 인근 삼각지역까지 가서 전철로 갈아타는 촌극을
빚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규정상 출전팀은 경기시작 1시간전까
지 경기장에 도착해야 하지만 폭설로 인한 천재지변이 지각 사유라
는 점을 들어 경기시작 시간만 2시40분으로 늦췄다.
하지만 한빛은행은 폭설에도 불구하고 규정대로 오후 1시께 경기장
에 도착했었고 관중들도 삼성생명 선수들이 도착하기만 멍하니 기
다려야 했다.
여자프로농구 관계자들은 "아침부터 많은 눈이 내리기 시작한 만
큼 삼성생명이 교통체증 등에 미리 대비했어야 했다"며 "프로구단
이 팬들과의 약속인 경기시작 시간을 어길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
다"는 반응을 보였다.
<배구슈퍼리그> 출범 18년째를 맞은 배구슈퍼리그가 천재지변으로
제때 경기를 갖지 못하는 초유의 해프닝이 빚어졌다.
이날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3차대회 삼성화재-상무전
은 삼성선수단버스가 도로에서 발이 묶이는 바람에 당초예정보다
15분 늦은 오후 2시15분에 시작됐다.
삼성화재에 따르면 선수단 버스는 도로 사정을 감안, 오전 11시30
분에 일찍 숙소인 용인 수지체육관을 출발했으나 오후 1시께 삼성
의료원 앞 수서 고가도로 위에서 그만 발이 묶였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대한배구협회는 "천재지변인 관계로 부전패(不
戰敗)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해석을 내렸다가 경기시작 1시간
전 도보로 미리 도착한 상무측의 반발을 우려한 나머지 "원칙대로
규정을 적용할 것"이라고 태도를 바꿨다.
협회의 부전패 규정은 휘슬이 울린 지 15분 후 적용된다.
이에 당황한 신치용 감독을 비롯한 삼성화재 선수단은 버스에서 내
려 2㎞거리의 학생체육관까지 뛰거나 도중 차에 올라타는 등 천신만
고 끝에 1시55분에야 코트에 골인했다.
이한구 협회 경기이사는 "평생 처음있는 일이라 정말 아찔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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