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 대한 열정의 끝은...
배움에 대한 열정의 끝은...
  • 임형호 기자
  • 승인 2001.02.20 18: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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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학사모를 쓰는 졸업 시즌이다. 앳띈 얼굴들 사이로 초로의
신사들이 간간이 섞여 있다.

이들 늦깎이 졸업생들 가운데는 암울했던 지난 시절, 외적(外的)
요인으로 배움의 길에서 불가피하게 벗어났다가 뒤늦게 상아탑 대열
에 합류한 이들이 있어 세인의 눈길을 끌고 있다.

김제시정을 이끌고 있는 곽인희시장은 연세대 의대를 입학했던 재
원. 그는 본과 재학중 당시 유신에 반대하는 학생운동에 가담했다
가 수배학생으로 찍히면서 결국 학업을 중도 포기해야만 했다.

곽시장은 전주대 법학부 야간학부 3년에 편입, 2년과정을 마치고
23일 졸업장을 받게 된다.

세상을 어느 정도 알고난 후 다시 배움의 길에 들어서니 의미가
정말 새롭다 는 곽시장은 만학(晩學)의 기쁨이 적지 않다며, 누구에
게라도 바로 옆에 있는 배움의 기회를 잡아볼 것을 당부했다.

전주시의회 김광수의원(서서학동)도 본의와는 달리 입학 23년만에
상아탑 문을 나서게 되는 늦깎이 인생.

78년 전북대에 입학한 그는 83년 군부정권에 맞선 학생운동 끝에
수배되면서 학업을 중단해야만 했다. 이후 노동과 환경분야의 사회
운동을 계속하다가 세상이 바뀌면서 지난해 8월에야 뒤늦게 복학,
마침내 22일 대학문을 나서게 된다.

전주대에서 총무과장직을 거친 김이곤씨(65)의 경우 퇴직 후 자신
이 근무했던 대학의 법학부(야간)에 등록, 4년과정을 모두 마치고
곽시장과 함께 학사모를 쓴다.

환갑을 훌쩍 넘긴 현직 목회자도 내년 가을학기 졸업을 앞두고 현
재 전주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있고, 지난해까지 11번째 고졸 검
정고시에 도전했던 김진자씨(62.고창)는 올해로 12번째 도전장을 내
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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