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 역사속으로 사라질 명문구단 해태
< 프로야구 > 역사속으로 사라질 명문구단 해태
  • 연합뉴스
  • 승인 2001.03.1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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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야구 > 역사속으로 사라질 명문구단 해태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한국 프로야구사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명문 구단 해태 타이거즈가 15일 공개 매각 시장에 나옴으로써 멀지않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더욱이 해태 인수에 적극적인 의사를 밝힌 일부 기업들은 연고지마저 호남에서 수도권으로 옮기는 조건을 달고 있어 팀의 간판과 연고지가 한꺼번에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80년대 해태가 호남지역 팬들의 응어리진 한을 풀어주는 유일한 분출구역할을 해왔던 것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로 인한 파장은 상상외로 클 전망이다.

82년 출범 당시 광주 및 전.남북을 연고권으로 출발한 해태는 프로야구 20년사를 화려하게 수놓은 국내 최고의 명문구단이다.

83년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시작으로 86년부터 89년까지 4회 연속 우승을 일궈냈고 90년대 들어서도 91.93.96.97년에 각각 정상에 오르는 등 통산 9차례 패권을 잡아 범접할 수 없는 큰 발자취를 남겼다.

해태는 또 선동열과 이종범 등 국내 프로야구 간판 스타들도 수없이 배출했다.

꿈의 0점대 방어율을 3차례나 기록하며 최우수선수(MVP)에도 3번(86년.89년.90년) 올랐던 선동열은 96년 국내 프로야구 선수로는 최초로 일본(주니치 드래곤스)으로 건너가 99년 은퇴할 때까지 `나고야의 태양'으로 떠올랐다.

공,수,주 모든 면에서 최고의 선수로 추앙받으며 선동열이 없는 해태를 이끌던 이종범도 98년 최초의 해외진출 타자로 이름을 올리며 지금도 일본 야구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밖에도 김성한(현 해태 감독), 김봉연, 김종모, 한대화(현 동국대 감독) 등 과거의 명타자들과 이상윤, 주동식 등 투수들은 아직까지 팬들의 뇌리속에 깊이 박힌 해태 출신이고 18년동안 `호랑이 군단'을 이끌었던 김응용 감독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한시즌에도 감독이 여러차례 바뀌는 국내 야구 풍토에서 김응용 감독은 올시즌 삼성사령탑으로 옮겨가기 전까지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스타군단 해태를 휘어잡았었다.

그러나 해태는 98년 모기업이 급격한 경영난을 겪으면서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일본으로 이적시킨 선동열, 이종범은 물론 임창용(삼성), 조계현(두산), 홍현우(LG), 김정수(SK) 등 간판 선수들이 더 나은 조건을 찾아 떠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고 어느 새 탈꼴찌 싸움을 벌여야 할 정도로 팀 전력이 형편없이 약화됐다.

20년간 한결같은 응원을 보내주던 호남팬들의 함성소리마저 이제는 사치가 돼버린 해태의 앞날이 어떻게 전개될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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