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과 가치
목적과 가치
  • 황문성<전북경찰문인협 회장>
  • 승인 2001.03.1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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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목은 밑이 굵고 위가 가늘다. 짐승은 대개 머리가 크고 꼬리가 가늘다. 만일 이 현상이 반대로 되었다고 가정한다면, 나무는 밑이 약해서 부러질 것이며 짐승들은 꼬리가 무거워서 움직이지를 못할 것이다.

인격과 가치관 확립 선행돼야

천지 조화는 온갖 근본과 가지가 있는 법이다. 인간 사회의 구조도 그렇고 각종 사회 현상도 그렇게 구성되지 않을 때는 불균형이 되어 그 근본이 무너지기 쉽다는 이치다.

사회의 규범인 법이나 윤리도 인간 본위의 사상인 인의를 근본으로하여 규제하고 비난하며 통제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 기강이 서있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보편화되어 있어야 할 인간 본연의 윤리와 도덕 규범도 확립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다. 또한 이런 현상은 가정은 물론 사회 각계 각층의 기반 조직의 질서도 바르게 되어있지 않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은 무엇보다 인격과 가치관의 확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모든 일은 그 일을 하는 사람의 성장률에 비례하게 되어 있다. 오늘의 현실은 개인이나 사회가 부의 축적에만 몰두하고 인간 중심의 사상을 도외시하며, 부의 가치나 외향적 과시효과를 존중하는 편향적인 생활 환경이 보편화되어 있다. 그런 사회에서는 인간 본연의 가치관의 성립 자체가 커다란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밖에 없다.

인간 생활에 있어 돈은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 도구이다. 될 수 있으면 많이 가지고 부의 축적을 꾀하면 생활하는데 훨씬 편리하다. 문제는 돈을 많이 가졌다 하더라도 인간의 마음까지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는 데 있다. 아무리 아릅답고 값비싼 의복이라도 인간의 마음까지는 감싸줄 수가 없는 것이다.

재물을 사랑하고 오직 그것만을 소유하기 위해 몰두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그것이 살아가는 방편은 될지 몰라도, 인격을 갖추지 못할 경우에는 좋은 일보다 악의 결과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엄청난 전환기 맞아

신발 때문에 밑바닥에 상처가 나고, 모자 때문에 머리가 종기가 나더라도 더 좋고 더욱 아름다운 모자와 신발을 구하려고 기를 쓰는 사람도 있다. 인격이나 명예나 마음까지도 상처를 내면서 오직 돈과 재물에만 눈이 어두워 방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아무리 값지고 좋은 모자나 신발이라 하더라도 자기 신체의 일부인 머리와 발만큼 더 중요하다고 보호할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대부분 잊고 살아간다.

우리는 엄청난 전환기의 변화를 맞고 있다. 전환기에는 사람들의 심신이 한없이 혼란을 일으킨다. 이러한 전환기의 도전에 필요한 기초자원은 성취능력이 뛰어난 지식 근로자의 창출이 무엇보다 최우선이다. 그러나 산 지식이란 인간이 자기 자신을 어떻게 스스로 관리해야 하느냐 하는 것과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어떻게 임해야 하는가의 핵심요소들을 먼저 알고 가르치며 배워야만 한다.

지식을 활용하기 전에 우리의 귀중한 마음의 외향으로 나타나는 모자와 신발을 먼저 챙기려는 버릇부터 고쳐가며 살아가는 깊고 높은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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