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볼쇼이판 '백조의 호수' 공연
국립발레단, 볼쇼이판 '백조의 호수' 공연
  • 연합뉴스
  • 승인 2001.05.1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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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은 오는 6월 1-6일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고전발레의 명작으로 국내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다.

지난해 국립발레단과 3개 작품의 제작 계약을 체결했던 유리 그리가로비치 전 러시아 볼쇼이극장 총감독이 안무.지도하는 이번 작품은 볼쇼이극장에서만 236회, 세계 46개국에서 공연된 '그리가로비치 판(版)'으로 국내 소개는 처음이다.

'백조의 호수'는 낮에는 마법에 걸려 백조로 변하는 오데트 공주와 그녀를 구하려는 지그프리트 왕자, 이들을 지배하려는 천재적인 악마와 왕자를 유혹하는 흑조 오딜의 싸움이 줄거리를 이루는 극적인 작품이다.

궁중무도회에서 무용수들이 펼치는 화려한 춤도 장관이지만, 음울하고 신비로운 분위기의 호숫가에서 스물 네마리 백조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에 맞춰 추는 군무가 압권이다.

그리가로비치 버전은 작품의 해석은 물론 무대장치와 춤도 널리 알려진 프티파 -이바노프 버전과 크게 다르다.

최태지 국립발레단장은 '인간의 마음 속에 공존하는 선과 악이 지그프리트 왕자와 악마, 오데트와 오딜의 대결구도로 매우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며 '어느 버전보다도 악마의 역할이 강조돼 그가 작품을 이끌어 간다'고 설명했다.

그리가로비치는 기존 작품 속에서 단순한 악마에 불과했던 부엉이 로트바르트를 지그프리트 왕자의 무의식을 좌우하는 천재적인 존재로 묘사한다.

또 기존의 4막을 2막4장으로 재구성하고 각 막의 1장은 현실 세계, 2장은 호숫가의 비현실 세계로 안내하며, 무대 중앙에 '악마의 혀'를 상징하는 중앙 커튼이 오르내리도록 함으로써 현실과 비현실을 교차시킨다.

이번 작품은 또 춤이 많고 상당한 고난도의 기교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무용수들이 고전하는 버전이다. 토슈즈를 신고 발끝으로 서 있는 장면이나 도약이 많고 주역무용수의 배경에 지나지 않았던 군무까지 쉴새없이 몸을 움직인다.

그리가로비치는 '보통 '백조의 호수'하면 팔의 움직임을 떠올리지만 등, 어깨, 팔이 같이 연기하고 춤을 추어야 한다'며 '한 무용수가 고귀하고 우아한 오데트와 악마 근성의 오딜을 모두 소화해야 하므로 연기 변신이 뛰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이 빠르고 경쾌하게 편곡돼 관객에게 색다르게 들릴 수 있다.

원래는 왕자와 공주가 모두 호수에 빠져 죽는 비극이나 한국 관객의 취향을 감안, 왕자와 공주가 악마를 물리치는 해피엔딩을 택했다.

지그프리트 왕자와 오데트/오딜역은 이원국-김주원, 장운규-김지영, 신무섭-신입단원 김지영 등 세 커플이 연기하며 무대 장치와 의상은 러시아 그라스나다르 극장이 맡았다.

공연시각은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과 공휴일 오후 3시와 7시 30분이며 6월 4일은 공연을 쉰다. ☎ 580-1300, 587-6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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