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방망이 업그레이드 열풍
포수 방망이 업그레이드 열풍
  • 연합뉴스
  • 승인 2001.05.2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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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프로야구에서 포수들의 방망이가 불을 뿜고 있다.

포수는 유격수와 함께 야수 중 수비 부담이 가장 큰 포지션으
로 투수리드와 주자견제만 잘해도 수준급으로 평가받아 왔지만 올
해는 방망이 솜씨마저 곁들인 포수들이 즐비하다.

공수를 겸비한 포수의 선두주자 격인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최우
수선수(MVP) 박경완(현대)이 21일까지 홈런 10개로 공동 2위, 타
점 33점으로 공동 4위에 자리잡은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

하지만 백전노장 김동수를 밀어내고 삼성 안방을 차지한 진갑용
이 3할대 타율(0.313)에다 34타점으로 타점 공동선두에 오른 것이
나 해태 2년생 포수 김상훈이 0.331의 고타율로 타율 공동 7위에 오
른 것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이변이다.

또 20일 SK와의 경기에서 한국인타자로는 처음으로 한경기 좌우
타석홈런을 날린 최기문(롯데)과 최고인기를 구가하는 두산의 `파이
터' 홍성흔도 각각 타율 0.284와 0.277로 보통 이상의 타력을 자랑
하고 있다.

또한 수비력의 한 척도인 도루저지율에서도 최기문(0.528), 홍
성흔(0.468), 박경완(0.452), 진갑용(0.421), 김상훈(0.333)이 8개
구단 포수 중 2~6위에 랭크돼 있어 이들의 맹타는 더욱 돋보인다.

기본적으로 타격자질을 갖추고 있던 젊은 포수들이 각팀의 붙박
이 안방마님으로 자리를 굳혀 꾸준히 타석에 서면서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불방망이의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아뭏튼 이쯤되면 매끈한 미트질과 강한 어깨만 갖춰도 수준급
포수로 평가받던 시대가 지나고 화끈한 공격력까지 겸비해야 정상
급 포수로 명함을 내 밀수 있게 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포수들의 맹타를 보는 팬들의 환호와는 대조적으로 각
팀 코칭스태프는 새로운 고민을 안게 됐다.

대체로 인기에 민감한 젊은 선수들인 이들이 화려한 방망이에
취미를 붙이면 세심한 노력이 필요한 투수리드 등 수비측면에서 자
칫 소홀해 질 수 있는 까닭에 각팀 벤치는 무작정 박수만 쳐 줄 수
없는 입장.

한문연 롯데 배터리코치는 '최근 타고투저의 추세속에 포수들
이 좋은 타격을 보이는 것은 당연하고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더욱 중
요한 것은 수비력임을 선수들에게 항상 주지시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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