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세계정상 재확인
이창호 세계정상 재확인
  • 승인 2001.05.2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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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끝난 제5회 LG배 세계기왕전에서 이 창호 九단이 또다시 우승해 세계정상의 철옹성을 과시함과 동시에 바둑애호가들은 물론 국민들의 큰 갈채를 받고 있다. 이 창호 기사의 출신지인 이곳의 도민들에게도 더없이 뿌듯하고 흡족한 쾌거가 아닐 수 없다. 가뭄이 한창인 시기에 마침 내려 준 단비처럼 시원한 청량제가 되고도 남는다.

이번 승리는 26세인 이 창호의 짧은 연륜에 토탈 100승의 고지를 달성케 해 준 귀중한 이벤트이며, 세계 3대 타이틀의 하나인 LG배의 5년중 세번의 우승을 차지한 경이적인 성과이거니와, 올해만도 이미 결정된 잉창지배 우승에 더하여 빅3 타이틀중 2개를 한꺼번에 거머쥔 대기록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대장정을 몇년 사이 그침없이 이어가고 있는 이 창호야말로 세계 바둑계의 독보적 존재요 창의와 진취의 신지식인임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이 창호를 놓고 아트비디오의 백 남준, 반도체 나노기술 이론을 제시한 물리학의 임 지순 등과 더불어 세계에서 그 방면에 가장 위대한 천재로 손꼽는 전문가들이 있음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타이틀이 국내의 한 재벌기업과 한 일간지 공동주최라는 이유에서인지 주최 외 매스컴의 푸대접 보도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안타깝기 짝이 없는 일이다. 일찌기 이만큼 확실하고 격별한 세계 제패가 없었다는 점에서 아직도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는 편협성과 이기적 분위기가 지양되어야 함을 한층 더 깊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번 이 九단의 우승은 누구보다도 우리 전북도민들에게 상쾌함과 아쉬움의 이율배반적 정서를 동시에 안겨 주고 있다. 5전3승의 격렬한 승부끝의 통쾌한 승리와 반대로 반듯한 바둑 타이틀대회 하나 없는 참피온 고장의 삭막하고 옹색한 형편이 명징하게 대비되기 때문이다. 전북도민일보사가 앞장서 명분있는 대회를 유치하여 바둑의 고장, 바둑향의 위상을 우뚝 세울 것을 이 기회를 통해 독자들에 다짐해 본다.

더 나아가 1천5백만 바둑 애호가들이 성황을 이루는 나라에 상징적 조형물이나 정신적 도장, 연마장이 마련돼야 하는 점도 아울러 제기하고자 한다. 거기에 사회적 생산력을 가진 바둑산업으로의 활로를 찾고 바둑문화가 터잡을 수 있도록 연구와 항구적 지원 시스템의 모색, 나아가 관광자원화의 길을 강구하는 계기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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