校名 변경에 대한 小考
校名 변경에 대한 小考
  • 안도<호남제일여자고등학교 교감
  • 승인 2001.05.24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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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지어놓은 이름을 가지고 '감 놓아라, 배 놓아라'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로되 앞으로도 남녀 공학이 보편화됨에 따라 이런 현상들
이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견하고 일갈(一喝)하고자 한다.
필자의 고향은 남원으로써 이 고장에는 50년 가까운 오랜 역사를
지닌 남원여중과 역사는 짧지만 여성교육의 산실인 용성여중이 있었
다.

그런데 갑자기 편제가 남녀공학으로 바뀌면서 남원중학교와 용성중
학교의 기득권에 밀려 <하늘중> <한빛중>으로 바뀌었다.
명리학에 보면 천지 우주만물은 음양으로부터 생성되는데 특히 지
구가 탄생되면서 동물, 식물, 무생물, 이 세상 모든 물체를 막론하
고 이름 없는 것이 없다고 했다. 따라서 우리 인간들도 예로부터 좋
은 이름을 선택하여 한평생 잘 보전하고 드높여야 함은 물론이었
고, 새롭게 설립한 회사나 상점 또한 이름에 따라 부침(浮沈)이 좌
우된다하여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작명을 한다.

만고(萬古)의 성인들도 이름의 참뜻에 대하여 말하였다. 소크라테
스는 '인생 행로의 나침반'이라고 하였고, 석가는 이름이 '생(生)
과 체(體)를 빛낸다'고 하였으며, 예수는 이름을 '령'이라고 하였
고, 공자는 인사유명(人死留名) 호사유피(虎死留皮)라 하여 '사람
은 죽어서 이름을 남기고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고 하였
다.

굳이 이러한 성인들의 말씀을 빌거나 명리학에서 주장한 음양조
화, 수리화합, 음령오행, 삼원오행, 자의오행, 자원오행, 원형리정
등의 원리를 따지지 않더라도 필자는 작명에 있어서 최소의 기본은
부르기 쉽고, 독특한 개성을 지닌 의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교명을 지을 때는 학교의 역사와, 지역적 특성과, 지향하는 인
간상이 담겨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남원에는 남원의 지명과 사적
지 교룡산성(蛟龍山城)의 이름을 따서 용성(龍城)이라는 명칭이 많
다.

그런데 <하늘중> <한빛중>의 경우를 보자. 이는 단지 순수한 우리
말의 이름이라는 것 외에는 하늘과 한빛이 내포하고 있는 이미지 빼
고 아무 것도 없는 듯하다. 즉 전국 공통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이
미지의 이름이라는 것이다. 전주의 경우를 보면 <전라여중>은 지명
을 따서 <우아중>이 되었고 기린중학교는 온고을중<온(全)고을(州)>
이 되었으며 풍남여중은 송천동(송(松川洞)에 위치하여 솔빛(松)중
으로 바뀌어 납득이 간다.
남원의 경우도 예를 들어보면 남원의 동쪽이라는 남동(南東)도 있
고, 남원에서 제일 가는 남일(南一), 남원에서 새로운 남신(南新)
도 있을 수 있으며, 교룡산(蛟龍山)의 지명을 살리는 이름으로는 교
룡(蛟龍)과, 교룡산 동쪽이라는 용동(龍東), 남원의 옛 지명인 '대
방' 등이 있을 수 있었다.

그런데 굳이 <하늘중> <한빛중>이라 부르니 헷갈리기가 쉽고, 남원
사람들이 애착을 갖기에는 거리가 먼 듯하다. 그리고 지금도 남원에
서는 <용중> <남중>으로 부르고 있는데 <하중> <한중>은 어떤 축소
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교명을 바꿀 학교는 이러한 점을 거울삼아 지역사회 및 동
창들의 합의하에 고장사람들이 영원히 애착을 가질 수 있는 이름으
로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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