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노아'의 소란
`제노아'의 소란
  • 승인 2001.07.2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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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제노아'에서 열린 21세기 첫해의 선진강대국 G8 회담이 그토록 시끄러웠던 것은 결코 예삿일이 아니다. 그 소란의 원초적 씨앗으로 발동된 증오와 적개심이 달아오를대로 달아 세계화의 흐름에 자못 핏방울을 퉁기고 있기 때문이다. 20세기 들어서자마자 서구열강국에 풍미하였던 불온한 사회전복의 공기와 러시아의 직장, 학교, 공장에 침투한 볼셰비키 혁명주의자들의 핏발선 저주와 분노, 시베리아 유형으로 거칠게 퍼져나가고 있던 비극 잉태의 에너지 폭발 같은 것들에는 미치지 못할지 모르겠지만 그들 反세계화의 깃발로 나부끼는 극렬시위에 보인 적개심은 과연 이 세기가 과거의 세계에 비해 월등한 문화적 높이와 정신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인지 장담할 수 없게 한다.

세계성은 곧 모든 인류에게 기회균등이고 자유스러움이요, 도전과 성공을 부여해 주는 위대한 선물일 수 있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 빈곤층에는 박탈감과 상실감을 심화시키고 신생국이나 저개발국가에는 빈익빈의 더 깊은 차별화를 가져오는 악마의 이데올로기로도 불리우고 있다.

그래서 비정부기구(NGO)의 환경운동, 평화애호, 빈자들의 구호, 특히 교토기후협약을 거부한 부시 미대통령에 대한 규탄 등등은 세계의 부국들에 대해 자칫 증오를 불러오고 이를 확대재생산함으로써 현실성없는 무질서를 부채질하기만 한다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이것은 또한 반인류성, 무절제와 국가 부정으로 또다른 혼란상태를 야기할 우려가 적지 않다. 결국 사랑의 NGO가 미움과 갈등을 조성할 가능성이 크다는데 오늘날 NGO운동의 딜레머가 있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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