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可'한 `호남불가'
`不可'한 `호남불가'
  • 승인 2001.08.2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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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국회 장 영달 의원의 호남 대권주자 출현에 대한 발언은 비록 개인적 의사를 비공식으로 표출한 것이긴 해도 일단 호남주자에 대한 공식적인 운을 떼었다는 점에서 민감한 반응을 얻고 있다. JP의 여당주자론이 폭발력을 갖고 민주당의 여당 후보경선 입지자들이 출진을 발표할 의향을 보이고 있는 경향과 아울러 시기적으로도 주목받을 만한 타이밍을 잡고 있다고 하겠다.

`호남에서 대권주자가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자격을 갖춘 인물이 있다'는 장 의원의 언급은 그 자체 매우 자연스럽기 짝이 없고 지당한 사항이기도 하다. 그는 한 화갑 최고위원을 직접 지칭하였지만 그 외에도 자타가 자격을 갖춘 인물이라고 칭하는 대상은 더 있다.

그런 지당한 내용을 지금까지 왜 아무도 얘기할 수 없었는지 또는 일부러 터놓고 말할 필요조차 없었는지 저간의 사정을 짐작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한 사정을 가능케 한 당내 분위기의 경직성이나 전국적으로 번질 파장 같은 것을 고려하고, 자칫 국가적 고질병인 지역성 정서를 자극하는 원초적 분란 우려를 감안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쉽게 말하여 `호남불가'라는 심리적 장막에서 비롯되는 실상 왜곡의 결과라고 함이 타당할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그 말의 포로가 되어 아무도 그 금기를 과감히 깨뜨리지 못해 온 게 공공연한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패배주의적이고 퇴행적인 분위기를 빨리 타기하는 것만이 대선행보에 올바로 참여할 수 있는 길임도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일이다.

장 의원의 발언은 그래서 지금까지 머뭇거리고 자신의 의중을 내비치지 않은 호남출신 대권주자 입지자들의 말길을 터 주고 운신을 좀더 자유롭게 하는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더 나아가 그들이 여권의 경선구도에 활기를 불어 넣고 단조로운 지역구도를 보다 다양하고 변수많은 전면적 경쟁의 장으로 내몰 수 있을 것이다.

호남 출신의 경쟁력있는 주자들이 경쟁의 장에 다같이 뛰어들어 전국 대선의 장을 뒤흔들고 다님으로써 진정한 대선열풍을 일으킨다면 민주당의 활력소가 될 뿐 아니라 자민련과 한나라당 모두에게도 참다운 대전략의 일전을 맞는 계기를 만들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참다운 국민의 관심사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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