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의 세계소리축제로
진정의 세계소리축제로
  • 승인 2001.10.12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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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방화와 다양화, 통합과 융합(fusion)에 아울러 이와 대칭되는 고유성, 부문성이 동시에 강조되는 이 시대이지만 ‘소리’라는 방대한 이미지를 축제로 구현하려는 시도와 노력은 그 성격의 독특함과 발상의 탁월함에 우선 경의와 갈채를 보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더욱이 전주라는, 나아가 전북이라는 한정된 기반과 자원의 제약 속에서 세계의, 소리의, 축제의 향연을 안아 들기까지 창안하여 기획하고, 소리문화의 전당을 짓고 세계소리축제를 만들어 낸 전 과정과 성과를 평가하고 자찬하는데 인색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이번 소리축제의 성패 그것도 ‘세계’소리축제의 성공 여부에 대해 오늘부터 개막되는 축제 내용과 행사 실행 수월성에 의해 단순한 잣대로 재단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우리의 시각이다. 짧은 기일 동안 소리문화의 전당을 건설하고 행사를 주관할 기획사의 선정, 전북도의 관리시스템 조직 작동, 도민의 집약된 의사 도출 등 우여곡절을 겪지 않고서는 성사되기 어려운 사안들의 중첩과 연속이었슴을 기억함에서다.

 더욱이 오늘부터 가동할 수 있을 내용물들은 이전에 다른 곳에서 확립되고 전래된 종류의 복제된 프로그램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영역에 낯설게 들여 놓은 개척자의 프로그램 형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찌기 시도되지 않았던 ‘소리’에 관한 집대성이고 그것과 연계되어 있는 자연, 인공, 영성, 물성을 포괄하는 총체적 드러냄인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의 관련 부문 부문을 시연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대담하고 의의가 큰, 그러나 광범위하기 이를 데 없는 작업의 실행이 단시일 내에 단일의 장소에서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면 그 자체가 무리임에 틀림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자랑스러운 시작이 이곳에서 감히 착상되고 시도된 것만으로도 자긍심을 갖는 것과 함께 이전의 실적보다 앞으로의 가능성을 부여하고 준비하는 데 주안점이 주어졌으면 한다. 판소리등 국악으로 대표되는 우리의 소리 예술에 대한 지역적 바탕이 공고한 바 있기 때문에 소리축제가 발현될 수 있었지만 세계라는 무대에 나서는 한량없이 깊고 넓은 문화적 예술적 영성적 소리 집적체들은 전혀 다른 시야와 경의를 우리에게 던져 줄 또 하나의 탐험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런 점에서 시작의 시작으로 이번 축제의 의의를 절제할 때에 진정한 세계소리축제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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