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BA > `고독한 황제' 조던
< NBA > `고독한 황제' 조던
  • 연합뉴스
  • 승인 2001.11.2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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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농구의 신'이라도 혼자 힘으로 5명의 몫을 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미국프로농구(NBA)에 재복귀한 마이클 조던(38.워싱턴 위저즈)은 10경기를 치른 22일 현재, 녹슬지 않은 실력을 발휘하며 코트를 휘젓고 있지만 팀은 7연패에 빠지며 2승8패로 지구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비록 전성기 때 보여주던 폭발적인 덩크슛과 화려한 몸놀림은 많이 퇴색했지만 적어도 기록으로만 따져본다면 조던의 기량은 복귀 전후에 별 차이가 없다.

경기당 평균 37.8분을 뛰며 27.4점을 넣은 조던은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와 득점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은퇴 전 마지막으로 코트에 섰던 '97-'98시즌의 초반 10경기(평균 24.8점)보다도 높은 득점력이며 당시 시즌 평균이었던 28.7점에도 육박한다.

조던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야투 성공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개인 기량에서는 불혹을 앞둔 나이가 무색하며 여전히 `황제'의 칭호가 아깝지 않다.

하지만 복귀 전 망신을 당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깨끗이 씻은 조던은 요즘 얼굴을 펴지 못한다.

더그 콜린스 감독의 기대와는 달리 조던의 카리스마로 다른 선수들까지 동반 상승하는 시너지 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항상 바닥권을 헤매던 워싱턴은 조던이 없던 지난시즌과 '99-'00 시즌에도 10경기를 치렀을 당시 2승8패였다.

스코티 피펜과 데니스 로드맨 등 시카고 불스 시절의 도움까지는 애초에 바라지도 않았지만 현재 워싱턴 동료들의 플레이는 조던 복귀 후 더 무기력해졌다는 평가다.

조던 이외에 평균 두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는 선수는 슈팅 가드인 리처드 해밀턴(16.7점)과 후버트 데이비스(12.0점) 뿐이다.

특히 조던이 복귀 선언 후 '팀 성적은 빅맨들의 손에 달려있다'고 말했지만 센터 자히디 화이트는 조던(평균 6.3리바운드) 보다도 못한 평균 리바운드(4.9개)에 머무는 등 높이에서 완전히 다른 팀에 밀리고 있다.

연습경기는 물론 매경기 새로운 실험을 계속하고 있는 콜린스 감독은 '모든 노력을 다 해봤지만 통하지 않는다'며 '모든 것을 조던에게만 맡기려 하고 심지어 경기를 하고 싶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망연자실했다.

일각에서는 어린 선수들이 구단주인 조던과 함께 경기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고 조던도 '동료로서 친해지려고 한다'며 신경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이유야 어찌됐건 어느새 정규리그 일정의 1/8을 소화하고 있는 올시즌에 조던이 목표했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루는 길은 험난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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