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대형사업 예산삭감 ‘이유 있었다’
도 대형사업 예산삭감 ‘이유 있었다’
  • 강웅철기자
  • 승인 2001.12.12 2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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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도가 내년도에 추진 계획인 각종 문화 관련 대형 사업들의 예
산 삭감에는 분명 이유가 있었다.

 방만한 사업 계획 수립이 예산 편성 당위성에 대한 전북도의회 의
원들의 공감을 전혀 이끌어 내지 못했기 때문.

 12일 열린 전북도의회 예산결산특위 회의에서는 상임위에서 무

161억원이나 삭감된 문화관광국 소관 예산이 도마위에 올라 뜨거

논란이 펼쳐졌다.

 특위 위원들은 집행부가 무분별하게 사업 계획을 수립, 의회에

고까지 해 놓고 이제 와서 도비로 사업비를 충당하겠다며 예산을 제
출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며 강력히 질타했다.

 이에 집행부 간부들은 위원들의 지적을 대부분 인정한 후 예산만
은 살려 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지만 별다른 설득력은 얻지 못했다.
 따라서 13일 펼져질 계수조정에서 상임위 심사 결과가 상당 부

받아들여 질 것으로 보여 관련 예산의 전액 또는 일부 삭감은 불가
피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먼저 특위 위원들은 동학농민혁명 기념관 건립 예산의 문제점을
들고 나왔다.

 도가 당초 대통령 공약사업인 기념관 건립 사업을 전액 국비로 추
진한다는 사업 계획을 수립해 놓고 이제 와서 국비 확보가 어렵게
되자 건립사업비 25억원, 전시시설공사비 40억원 등 내년도 사업

65억원을 도비로 편성한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며 문제 예산으로

류했다.

 국영석의원(완주2)은 “상임위에서의 예산 전액 삭감은 사업의

목잡기가 결코 아니고 국비 확보를 위해 더욱 적극적 자세로 임하라
는 의미다”며 “정부가 박물관 시설로 분류, 사업비의 30%를 국비
로 지원한다고 해서 이를 수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따끔
하게 충고했다.

 특위는 이에 따라 국비 지원에 따른 부담금 정도만 통과를 시키
는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립미술관 건립사업비 30억원을 놓고는 신규사업 추진에 따른

당성까지 제기됐다.

 한병태의원(장수2)은 “양여금 지원에 따른 도비 부담금 776억원
조차 부담하지 못한 상황에서 도립미술관 건립과 같은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재정 상황을 전혀 고려치 않은 처사다”고 지적했
다.

 더욱이 위원들은 집행부가 190억원의 사업비 가운데 150억원을

비로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이미 36억원의 도비가 집행된

황에서 내년 예산에 30억원을 추가 반영한 것은 잘못된 예산 편성

라고 반박했다.

 소리축제 예산에 대해서는 특위와 집행부간에 어느 정도 절충이
이뤄져 총 예산 32억원 가운데 절반 정도 삭감하는 선에서 심사가
매듭될 전망이다.

 상임위에서 25억원이 삭감, 불과 7억원만 남게 됐으나 마스터플
랜 수립과 출연진 섭외를 위해서는 사업비 추가가 불가피하다는 집
행부 관계자의 설명에 따라 15억∼20억 수준까지 상향시키는데 의
견 조율이 이뤄진 상태.

 의회는 축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 후 내년 추경에서 추가
소요 예산 확보 문제를 논의키로 해 일단 양측은 명분과 실리를 챙
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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