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특집>문화가 경쟁력이다
<월드컵특집>문화가 경쟁력이다
  • 임병식기자
  • 승인 2002.01.02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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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경기장 준공과 조추첨에 이어 본 경기가 내년 6월로 임박했

다. 월드컵을 치르는 목적은 개최도시마다 다를 수 있지만 지역경

제 활성화와 도시 알리기가 주요 관심사다. 10개 개최도시 중 전주

는 호텔, 도로 등 기반시설이 부족해 여러 면에서 불리하다.

 규모의 경제 논리는 월드컵경기에도 적용된다. 불충분한 사회간접

자본시설과 60만에 불과한 인구는 전주가 안은 취약점이다. 반면 풍

부한 문화유산과 성숙한 시민의식은 최대 장점이다. 대응방안을 모

색해 본다.<편집자 주>

 

 내년 6월 경기가 열리는 한 달 동안 전주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

되는 해외관광객은 대략 8만 명으로 추정된다. 스페인, 포르투갈,

파라과이, 폴란드 등 전주 참가국을 비롯하여 중국, 미국, 일본 등

이 거론 되는 주요 관광객이다. 전주시는 해외관광객 유치 설명회

를 집중 개최해 단체 관람객을 모집하며, 4개 국가 주요 거점도시에

서 관광교역전을 순회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해외관광객 유치는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직접적인 이익과 함께 전

주를 세계속으로 알리는 부가적인 효과가 있다. 특히 전주 알리기

는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기대이익이 있다. 그것도 지속적이며 폭이

넓다. 그 나라를 이해하는 가장 손쉬운 의사소통 수단은 문화적 체

험이다. 전주는 그만한 문화적 자산을 갖고 있다. 전주지역에 산재

한 문화유산을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이 중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전주는 흔히 천년 고도로 일컫는다. 견훤이 세운 후백제로 거슬

러 올라가면 1천여 년의 역사를 쌓아올린 속 깊은 도시다. 여기에

단일 왕조로는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500년 조선왕조의 발상지라

는 정신적 우월감마저 가세하고 있다.

 이태조의 영정을 모셨던 경기전을 비롯하여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소중한 문화유산을 전란 중에도 지켜냈던 전주서고, 조경단, 객사,

풍남문 등 곳곳에서 융성했던 한 왕조의 잔형을 손쉽게 만날 수 있

다.

 국내 최대 규모의 한옥집단지구인 교동과 전동, 풍남동 일대의 전

통한옥지구도 전주만이 갖는 독특한 매력이다. 이 일대에는 약 800

여채에 달하는 한옥이 잘 보존돼 있다. 민속촌 등에 복원된 한옥은

사람은 살지 않는 빈 껍데기인 반면 전주의 한옥은 사람이 거주하

는 체온이 물씬 풍겨 난다. 유년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오밀조밀한

골목길이 그대로며 황토가 드러난 토담을 만날 수 있다.

 까치발을 하면 겨우 들여다 보이는 정원에는 정겨운 채마밭이 있

고 잘 가꿔진 정원수가 고풍스런 정경을 꾸밈없이 날 것으로 드러내

고 있다. 그래서 풍남동에 위치한 리베라호텔 객실에서 내려다보는

한옥지구는 생경한 체험이다.

 처마끝이 올라간 한옥만이 지닌 유려한 기와지붕선이 중첩하면서

빚어내는 선의 조화는 내국인조차도 감탄을 아끼지 않는다. 조망이

편리한 오목대 부근에서 ‘한옥지붕 바라보기’를 관광상품화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충분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한발 나아가 조성 중인 전통문화지역과 연계한 체험형 관광상품개

발은 전주라는 도시를 경쟁력있는 개최도시로 만드는데 충분하다.

이 지역에는 내년 월드컵 이전 완공을 목표로 전통문화센터와 한옥

체험문화관, 전통공예품전시관, 전통생활사전시관, 전통상가, 주조

박물관이 신축 중이다.

 또 전동성당에서 기린로로 이어지는 태조로는 쌈지 공원과 소 광

장, 놀이마당 등이 들어설 예정이어서 전통문화지역을 찾는 관광객

에게 색다른 경험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전주가 갖고 있

는 문화적 자산을 관광객 유치와 연결하는 방안이 중요하다.

 참가국 모두 카톨릭이 국교인 점을 감안해 연계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주시는 카톨릭 문화유산 및 성지를 체험 관광상품

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어느 정도 구체화 했다. 참가국 주교회의에

관련 서신 및 성지 안내서, 가이드 북, 포스터 등 홍보물을 발송하

고 전주시 월드컵사이트에 요한 루갈다제 배너 구축, 전주교구청과

종교행사 및 성지순례 코스개발 등이 그것이다.

 관건은 전주가 갖고 있는 풍부한 문화적 자산을 어떻게 포장하고

알리느냐에 있다. 대안 중 하나로 전주의 문화적 자산과 관광상품

을 다큐멘터리 영상 홍보물로 제작해 관련 국가의 언론매체를 통해

홍보하는 것이다. 그들의 입맛에 맞추려면 국민 성향을 반영한 제작

과 주요 방송사 및 언론사에 대한 사전정보 수집도 중요하다.

 또 아시아권 특히 한국을 대상으로 여행을 알선하는 외국여행사

에 전주를 알릴 수 있는 충분한 사전정보 제공이다. 여행객을 모집

하는 여행사에 대한 정보제공은 전주 알리기의 첫 걸음이다. 전주시

는 20명 이상의 외국관광객을 유치해 전주에서 숙박하고 여행하면 1

인당 5천 원씩 보조금을 지원하며, 숙박 및 음식점 선정, 입장권 구

입시 우선권을 준다는 방침이다. 이를 실질적인 관광객 유치로 이어

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지 한인회와 진출 한국 기업체, 한인교회, 한인학교, 공관을 홍

보거점으로 활용하는 것도 고려 대상이다. 이들을 통해 현지인에게

전주를 알리려면 지속적인 홍보물 발송이 뒤따라야 한다. 월드컵 준

비소식이나 전주의 문화자원, 주변 관광지 등을 담은 소식지 형태

의 홍보물을 정기적으로 배포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성숙한 시민의식은 성공적인 전주월드컵의 최대 관건이

다. 다행히 전주는 풍부한 자원봉사 인력과 뜨거운 참여 열기가 있

다. 전국 최초의 자원봉사과 설치라는 명분에 걸맞은 국내 최대 규

모의 자원봉사자와 다양한 분야에서 특화된 체계적인 자원봉사 활동

을 들 수 있다. 이들은 경기기간 중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성공 대회

를 이끌 주역이다.

 시민공감대 형성은 민박 참여 열기로 가늠할 수 있다. 대부분 개

최도시의 민박신청 가정은 1천 세대 미만이다. 그러나 전주는 2천18

세대로 배 이상 높다. 문제는 이들을 어떻게 운용하는가에 있다. 민

박은 최첨병 문화사절이다. 민간차원의 교류는 문화적 거부감을 일

소하는 장점이 있다. 다시 찾고 싶은 전주는 민박가정의 정성에 달

려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국의 문화를 이해시키는 소양교육

과 함께 체험형 프로그램의 개발·보급이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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