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참사와 인권불모
군산참사와 인권불모
  • 승인 2002.02.01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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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 개복동 윤락가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참사는 아직도 큰 충격

속에 우리를 머물게 하고 있다. 어찌하여 이런 대형참사에 이르게

하였는가. 우리는 그 전말을 따지기 전에 아직도 우리 주변에 이런

전근대적 유흥업소가 버젓이 존재할 수 있었던 사회적 이유나 원인

을 굳이 따지고 싶지 않다.

다만 그것이 시장존재 이유로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사회적 이유가 있다

면 왜 이를 보편타당한 인간사회의 영역에 국한시키지 않고 영외의무법

지대로 전락되게 하였는가를 따질 뿐이다. 유흥가라는 사창가에 종사하

는 여인들은 그렇게 살아가고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숙명을 지녔기에

그렇게 살아가게 내버려두어야 한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하나의 불문률이

라면 그것이 너무나 매정하고 사회의 비정이라는 것을 이를 뿐이다.

 우리는 이번 군산 개복동 참사가 재작년 군산 대명동 윤락가 화재

사건과 거의 같은 유형의 참사였다는데 충격을 더 받는다. 그들 희

생 아가씨들이 밤에 웃음과 몸을 파는 "밤의 꽃"이었다거나 이들이

이 지경에 오기까지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선금을 업자로부터 받

고 심청이 공양미 삼백석에 팔려가듯 이곳까지 왔을 것이라는 사실

이다.

그건 그렇다 치고 몸을 파는 작업의 현장에서 못빠져나오게 철망을 치

고 문을 걸어잠구는인간노예 현장이 바로 그것이었음을 상정할 때 대명

천지의 대한민국 땅에 이런 인권의 사각(死角)이 있을 수 있는가. 우리

는 이번에 희생된 어느 여성이 남긴 일기에서 다른 평범한 여성처럼 살

고 싶다 던가, 사귀던 남자친구가 그리워진다는 글에서 우리 인간사회

에 대한 그리운 사무침을 읽을 수 있다.

그렇다. 그들이 진정 우리의 딸들이고 누나이고 동생임에 틀림없다. 그

래서 그들의 오늘의 처지가 더욱 연민스럽고 안타깝기만 한것이다. 그리

고 오늘의 그들이 되기까지는 그들만의 책임이 아닌 이 사회나 국가도

응분의 책임이 있는 것이다.

 우리는 주장하고자 한다. 어차피 유흥가의 사창가가 어쩔 수 없

는 필요악으로서 존재 이유가 있다면 그들의 유입과정에서 부터 현

장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사회적 통제가 있어야 하겠다는 것이다. 계

약금을 받고 몰래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밤에 문을 잠구고 쇠창살을

해놓는 비인도적 인권사각은 결단코 이번 기회에 뿌리뽑아지기를 바

란다.

정부의 힘으로 또 나라의 공권력이 이것 하나 다룰 수 없겠는

가. 우리는 비단 군산뿐만이 아닌 전국의 도시 유흥가에서도 이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이의 과감한 척결과 사회악

적 제반 악폐제거를 거듭 촉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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