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 권능적 기능을 다 못하는 "정치불모 1번지"라는 표현이 더 걸맞
을 것 같다.
국가적 명운이나 국민적 생존과는 별 관계가 없는 무뢰한의 집단 같기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싸움질이요, 걸핏하면 파행국회다. 아직도
우리 국회는 그 소속의 의원들이 정치의 본분이나 국가와 민족이라는 대
국적인 정치정도를 망각하고 당리당략의 노예가 되고 있다. 이래가지고
국회가 아니 정치가 어떻게 국민을 위한 정치 국민을 안정의 토대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가. 그것이 어제, 오늘도 아니고 역대 국회마다 반복되
는 악순환이다. 이제 국민들은 신물이 날 정도로 그런 전철의 되풀이에
진절머리가 날 지경이다.
어제 한국을 떠나 중국으로 간 부시 미 대통령의 내한과 김대중 대통
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은 한국으로서는 매우 중차대한 의미를 갖는 회담
이다. 특히 9,11테러와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에 대한 발언으로 내외
에 큰 파문을 일으킨 시점에서 부시의 방한은 국내적으로는 물론 국제적
으로 큰 큰 관심과 주목의 대상이었다. 이러한 중대 시점에 우리 국회의
원들은 마치 난장판의 시중잡배들 처럼 여,야가 서로 엉켜붙고 싸움질
을 했다.드디어는 국회는 열어놓고 회의는 열 수 없는 파행이라는 한국
국회의 "전매특허"를 또 연출하고 말았다. 우방의 국가원수가 그것도
한,미간의 중대한 현안을 숙의하는 마당에 국회는 그런 것 아랑곳 없이
싸움질만 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여,야의원들이 이날 의정단상에서 행한 혹독한 상호비방과 정
책이 아닌 감정적 독설을 더는 거론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앞에서 잠
간 지적한바와 같이 한,미 대통령들이 어찌면 한반도 현안과 장래를 놓
고 머리를 맞대고 있는 그 시점에 우리 국회는 그런 욕설의 악담과 회의
조차 열지 못하는 파행으로 치달아야 하느냐다. 참으로 몰염치 하고 더
티한 국회행각에 분노가 치밀지 않을 수 없다.
거두절미하고 제발 파행국회 부터 풀어라. 그리고 이번 파행을 자초
한 여,야 의원들의 발언수위가 너무나 지나쳤다는 것도 반성하라. 분별
과 사려없는 발언은 그것이 아무리 정치적 발언이라 해도 용인될 수 없
는 게 상식이다. 대통령과 상대당 당수 가족들에 대한 비방과 험담은 그
것이 어떤 근거와 사실에 의한 것인지 몰라도 합당한 국민적 여론의 공
감을 얻을 수는 없다. 우리는 월드컵 축구대회를 불과 100일 앞으로
남겨놓고 있다. 이어 단체장선거와 대선 등 중대한 정치일정을 앞두고
있다. 우리 국회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너무나 자명하
다.